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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네가 숨 쉬는 것 조차 역겨워

서민영은 고개를 슬쩍 들어 보였고, 나른한 얼굴의 소은정이 와인 잔을 슬슬 흔드는 것을 목격하였다. 소은정은 아래층을 개의치 않은 채 모델 전시를 이어갔다. 서민영은 이내 홱 몸을 돌려 위층으로 향하려 하였고, 곧 직원에게 저지당하였다. “죄송하지만, 2층은 출입이 불가하십니다.” 박예리는 그 한마디에도 불같이 쏘아붙였다. “너 뭐라고? 뭐가 불가해? 난 너네 VIP 고객인 거 몰라?! 너네 서비스가 더럽게 형편없어, 알아? 싹 다 고소해서 쫓아낼 거니까 그런 줄 알아!” 직원은 아랑곳 않고 미소지은 채 말했다. “죄송합니다. 저희 중요 고객 분들이셔서 중도 출입은 불가하십니다. 2층은 내일부터 사용 가능하세요.” “안돼. 오늘 저녁에 중요한 파티가 있거든? 꼭 오늘이어야 해!” 박예리의 성질은 그 누구도 이기지 못하였다. 누가 감히 이 박예리를 무시해? 직원은 그저 난감할 뿐이었다. “박예리 고객님.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서민영은 박예리의 팔을 슬쩍 잡으며 말했다. “됐어, 뭐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이 난리인지…. 1층으로 가자.” 박예리는 그녀의 만무에 오히려 화가 더욱 뻗쳤다. 이 박예리의 심기를 건들인 것들의 얼굴이 궁금해졌다. 그녀는 픽, 하는 비웃음과 함께 직원을 밀쳐냈고 당당히 위층으로 향하였다. “2층 아니면 안 되겠으니까, 저것들 보고 내려오라고 하던가 해.” 직원이 말릴 틈도 없이 그녀는 재빨리 걸음을 옮겼고, 직원들은 허둥지둥 그 뒤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안됩니다 고객님…!!!” 서민영의 눈에 의기양양한 웃음기가 서렸다. 결국, 위층의 소은정과 마주치게 되었다. 점장은 이 소란에 죄송스럽다는 듯 소은정을 바라보았다. 곧바로 그녀를 제지할 생각이었으나 성큼성큼 다가선 박예리를 제지할 틈 따위는 없었다. 소은정의 얼굴을 확인한 박예리의 얼굴이 급격히 굳어졌다. 완전히 그녀의 예상 밖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한유라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어떤 지조 없는 인간이 이렇게 소란 피우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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