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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0화 누구 아이디어야?

태한그룹의 위기가 일단락된 뒤 눈치 빠른 네티즌들은 박수혁이 자신의 “몰카”에 좋아요를 누른 걸 발견했다. 박수혁과 소은정의 팬이 업로드한 사진으로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받을 때 찍은 것이었다. 사진 속 박수혁은 그레이톤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차분한 회색이 박수혁의 차갑고 날카로운 분위기를 더 부각시켜주었다. 그리고 깍지를 끼고 있는 왼손 무명지에는 싱글 반지가 끼어져있었다. 소은정이 좋아하는 반지-화려한 싱글을 의미하는 반지를 결혼반지 자리에 착용한 것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던 때라 일부러 조작한 사진이라 말할 수도 없었다. 언제나 소은정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서 일부러 좋아요를 누른 박수혁이었다. 그리고 박수혁은 개인 SNS 계정으로 태한그룹 공식 계정이 업로드한 SC그룹 홍보 글귀를 공유했다. 박수혁이 직접 홍보에 나서자 SC그룹의 매출은 바로 신기록을 돌파했다. 워낙 핫 시즌이라 태한그룹 또한 신제품 출시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이번 사건을 의식해서인지 자회사 제품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SC그룹과 태한그룹은 왠지 떼어낼 수 없는 커플과 같은 관계가 되어버렸고 오히려 태한그룹의 매출까지 올라가는 윈윈의 효과를 이루었다. 거대한 위기 앞에서 박수혁의 뛰어난 위기대처능력으로 태한그룹은 이미지를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박예리와 태한그룹을 완전히 분리해내는 쾌거를 이루었다. 태한그룹의 주식은 천천히 정상 수준으로 올라갔고 SC그룹의 주가마저 상승세를 기록했다. 적어도 반 년은 휘청일 거라 생각했던 사건이 이렇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무마되자 업계의 다른 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를 뿐이었다. 태한그룹, 회의를 마치고 다른 직원들은 자리를 뜨고 오한진과 이한석만 남아 자리를 지켰다. 조명을 등지고 있어 박수혁의 표정을 확인할 수 없는 터라 두 사람 모두 잔뜩 긴장한 상태였다. “대표님, 인터넷 여론은 이미 통제되었습니다. 이때 SC그룹에서 대응 한번만 해도 좋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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