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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9화 그만해

저택을 나선 박수혁은 바로 회사로 돌아갔다. 여론의 공격을 받고 있는 태한그룹은 여러모로 위기였다. 소은정과 박수혁의 불행했던 결혼생활을 다시 끄집어낸 것은 물론 박예리의 여러 갑질과 흑역사에 관한 폭로글들이 끝도 없이 쏟아졌다. 그리고 박예리가 지금까지 저질렀던 악행들은 부메랑이 되어 태한그룹의 이미지를 갉아먹고 있었다. 이번 해, 태한그룹도 여느 그룹들처럼 크고 작은 위기를 겪었지만 오늘처럼 주가가 바닥을 친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평소 이러한 위기에 누구보다 빠르게 반응하던 박수혁이 이번만큼은 왠지 덤덤한 모습이자 다른 직원들은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주가가 최저치로 장을 마감할 무렵에서야 태한그룹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발표했다. 태한그룹이 선택한 방법은 바로 정면 돌파, 새로운 스캔들로 대중들의 시선을 돌리는 게 아닌 태한그룹의 명의로 박예리 대신 소은정에게 사과글을 올렸다. 비록 박예리가 개인적으로 저지른 일이며 태한그룹은 전후 과정에 대해 까맣게 모르고 있었지만 박예리는 누가 뭐라 해도 태한그룹 초대 CEO의 손녀이자 현 대표의 여동생이다. 박예리 개인의 잘못이라며 태한그룹은 발을 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홍보팀은 이번 사건의 자초지종을 단 한 치의 거짓없이 서술했으며 재벌 2, 3세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기는커녕 자본에 의지해 갑질을 일삼았던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으며 앞으로 소은정과 SC그룹이 원하는 보상 조건을 전부 수락할 것임을 약속했다. 사과문이 업로드되고 대중들은 또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태한그룹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1위 그룹, 태한그룹이 흔들리면 대한민국 경제 자체가 흔들린다는 걸 대중들도, 태한그룹 임직원들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통의 그룹이라면 그룹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선을 긋거나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음으로서 이 사실이 대중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지길 기다리는 걸 선택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태한그룹의 정면돌파에 대중들의 분노는 점차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한편, 사과문을 업로드한 뒤 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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