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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7화 용서해 줄까?

하지만 박수혁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끝없는 적막이 박예리는 더 불안했고 무서웠다. 한참 뒤에야 박수혁은 차가운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용서? 누구를? 널?” 박수혁의 말에 박예리가 고개를 번쩍 들더니 다급하게 변명했다. “오빠, 내가 뭘 했다고 그래? 이건 할아버지가...” 박예리의 변명에 박수혁의 표정이 더 차갑게 굳었다. “할아버지 주위에 정말 내 사람이 한 명도 없을 거라 생각해? 어제 낮, 회사에는 왜 온 거야?” 박수혁의 말에 박예리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그래, 이한석은 박수혁의 사람이다. 박예리가 왔다는 걸 말하지 않았을 리가 없겠지. 겁을 먹은 듯 제자리에 얼어붙었던 박예리가 눈시울을 붉혔다. “박예리, 배우라는 건 안 배우고 거짓말 하는 법을 배워왔네? 내일부터 당장 다시 백화점으로 출근해!” 박수혁의 호통에 흠칫하던 박예리가 바로 다가가 박수혁의 옷깃을 붙잡고 애원을 시작했다. “오빠, 난 전동하 그 사람이 은정 언니한테 찝적대는 게 싫어서... 그래서 할아버지한테 말씀드린 거야. 난 진심으로 두 사람이 잘됐으면 좋겠어. 그리고... 은정 언니가 욕 먹는 걸 보고... 댓글 알바들까지 풀어서 은정 언니 편을 들었다고.” 말을 마친 박예리가 떨리는 손으로 거래 기록과 채팅 기록을 보여주었다. 소은정에게 유리한 댓글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글귀를 확인한 박수혁이 눈을 가늘게 뜨고 박예리는 더 불쌍하게 울기 시작했다. “흑... 엄마도 아빠도 전부 해외에 계시잖아. 이제 나한테는 오빠랑 할아버지밖에 없어. 그러니까 내치지만 말아줘. 부탁이야. 원한다면 내가 직접 은정 언니한테 사과할게. 사당에서 무릎 꿇고 반성하라면 밤새 꿇을게. 응?” 한참을 훌쩍이던 박예리는 박수혁이 또 그녀를 쫓아낼까 싶어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금 바로 갈게.” 그 모습을 바라보던 집사가 머뭇거리며 다가왔다. “도련님...” 차가운 눈동자로 집사를 바라보던 박수혁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앞으로 할아버지도 박예리도 외출금지입니다. 내일부터 회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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