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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당당한 인간 쓰레기

그 생각에 길하늬는 요염한 눈빛으로 박수혁을 아래위로 훑으며 말했다. “전 결혼이 사람의 자유를 속박한다고 생각해요. 사랑하는 사람끼리 함께 하면서 왜 그런 명분을 따지는 거죠? 서로 사랑한다면 결혼하지 않아도 평생 함께할 것이고 사랑하지 않는다면 결혼해도 결국에는 이혼하게 돼요.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는데 한 사람한테만 목을 맬 필요는 없죠. 이 세상에 재미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요!” 양예영은 숨을 들이쉬며 박수혁의 눈치를 몰래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눈빛이 날카로운 게 당장이라도 사람을 칠 기세였다! 다행히 그녀는 그런 그를 말렸다. 길하늬의 얘기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소은정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더러 계속 얘기하라고 했다. 길하늬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다들 그녀의 말에 동의하자 저도 모르게 자신감이 생겼다. “전 예영 언니랑 생각이 달라요. 우린 지금 찍을 작품이 있고 자원이 있고 인맥이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돈이 있잖아요. 우리처럼 돈이 많은 여자들이 결혼의 득실을 굳이 따져야 해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원없이 사랑하고 만나지 못하면 자신의 인생을 살면 되죠!” 소은정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늬 씨 말이 일리가 있어요.” 추하나마저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양예영은 몰래 피식 웃었다. 우쭐하기는. 수혁 씨 싸늘한 눈빛 못 봤어? 길하늬는 “난 당신의 애인이 되고 싶어요”라는 말을 박수혁에게 할 기세였다. 추하나는 머릿속을 정리하며 끝에 앉은 유한슬을 쳐다보았다. “유한슬 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한슬은 순간 화들짝 놀랐다. 그러고는 쑥스러운지 대충 별거 아닌 얘기만 몇 마디 했다. 곧이어 채태현이 흥분한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 자리에 계신 아름다운 여성분들, 결혼하셨든 이혼하셨든 전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소은정은 입을 삐죽거렸다. 채태현의 행동을 보며 의아해했다. 옆에 있던 양예영이 술잔을 들고 그와 건배했다. “고마워요, 채태현 씨. 채태현 씨처럼 다정하고 잘생긴 남자를 만난다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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