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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오늘은 내가 요트 운전기사

명단을 발표하는 순간, 꽤 만족스러운 박수혁은 채태현의 이름을 듣자마자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짝퉁 놈이 징하게도 따라다니네, 얻어터지지 못해 안달이군.’ 다만 아쉽게도 안하무인이던 대표님의 소심한 면모를 다른 사람에게 들킬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소은정이 채태현을 추천한 이유는 단지 애초에 허튼수작을 부리지 말아야 하지만 부린 걸 제외하고 나중에 선을 넘는 일을 저지르지 않았기에 선뜻 기회를 주려고 했을 뿐이었다. 다만, 박수혁이 각광 받을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물론 박수혁이 이번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활약을 펼치든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게 뻔했다. 그들은 자그마한 나무배 두 대를 받았는데, 양예영과 길하늬, 추하나로 이루어진 팀은 배에 타자마자 흥미진진하게 전략을 연구했다. 박수혁은 배에 올라타고 나서 고개를 돌려 소은정을 향해 손을 뻗었고, 소은정은 흘끗 보더니 대답도 안 하고 스스로 배에 탔다. 덩그러니 혼자 남은 채태현은 후들후들 떨면서 박수혁의 눈치를 살폈다. 이내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껑충 뛰어올라 배에 타고는 소은정과 저 멀리 떨어진 자리에 앉았다. 입술을 깨문 박수혁은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젠장, 짝퉁 주제에 보기만 해도 짜증 나네.’ 그는 두 사람 사이에 앉았고, 소은정은 그를 빤히 쳐다보았지만 별다른 말이 없었다. 물가에 있는 도준호가 말했다. “자, 다들 준비, 시작!” 다른 배에 탄 사람들은 신나게 노를 젓기 시작했지만, 그들이 탄 배에서는 박수혁은 물론, 소은정도 꿈쩍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모두 대표님이신지라 힘을 쓰는 사람은 결국 채태현밖에 없었다. 채태현은 나 홀로 노를 잡고 두어 번 휘젓더니 배가 전혀 움직이질 않다는 걸 발견했다. 물가에서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도준호는 채태현을 보자 안쓰러운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때, 감독이 말했다. “팀 편성을 이렇게 하면 재밌기는 하지만 너무 어색하지 않아요?” 도준호가 대답했다. “감독님이 몰라서 그래요.” 감독은 대답하는 대신 그가 설명하기를 기다렸지만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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