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3화 그 남자의 전 여자친구들
불과 한 달 만이었다. 강서진은 그녀가 없는 생활이 적응되지 않았다. 또한 몇 년간 강 씨 가문에서 곱게만 자란 그녀가 다른 사람 밑에서 눈웃음치며 일할 모습은 더욱 보고 싶지 않았다.
그는 다시 화해하기를 원했고 세 번을 찾아간 끝에 그녀가 그를 받아주었다.
결국 그녀도 그에 대한 마음이 남아 있었다는 생각했다.
그는 이제 앞으로 그녀에게 잘해만 줄 것이라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과 마주 서있는 추하나의 눈빛은 얼음장같이 차갑기만 했다.
우뚝하니 서있던 강서진은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추하나가 한걸음 한걸음 다가오더니 2미터 남짓한 거리를 두고 멈춰 섰다.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에 잔인한 미소가 걸렸다.
“강서진 도련님, 이분들은 다들 당신의 옛정인들인데 당연히 당신 결혼식에 초대를 해야죠. 안 그래요?”
강서진은 목구멍에서 비릿한 피 향을 느꼈다. 그가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지금 그의 두 눈에는 온통 그녀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가 애원하며 말했다.
“내가 잘못했어 자기야, 정말 잘못했어. 그때의 나는 사람 구실을 못하는 놈이었어. 하지만 이제부터는 정말 잘해 줄게. 너한테만 잘해 줄 거야!”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맹세할 수 있었고 또한 평생 그 맹세만을 지키며 살 것이라 다짐했다. 단지 눈앞에 있는 이 여자가 그렇게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보지만 않으면 그걸로 족했다.
그는 불안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감히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천하의 바람둥이였던 강 씨 가문의 도련님한테도 오늘 같은 날이 오다니.
하지만 이미 굳게 마음을 먹은 추하나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가 미소 지었다.
그녀는 곧바로 카펫 위의 여인들을 돌아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자매 여러분들 수고했어요. 제가 사람을 시켜서 한 분씩 안전하게 댁까지 모셔다 드리라고 일러둘게요.”
드레스를 입은 여자들이 드디어 런웨이를 멈추고 곧장 연회장 밖으로 달려나갔다.
소란스러워야 할 연회장은 순식간에 싸늘한 정적만 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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