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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나도 보고 싶었어

박수혁의 말에 분위기가 순간 싸해졌다. 소은정의 미소는 어색하게 굳고 신나리, 임춘식도 곁눈질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아, 그럼. 그리고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똑똑히 기억나더라. 당신이 무슨 거짓말을 했는지도 전부 다.” 박수혁이 부드러운 말투로 그녀에게 말을 걸어올 때마다 사실 소은정은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고 당장이라도 저 가증스러운 가면을 벗겨내고 싶었다. 하지만 거짓말이 들통났음에도 박수혁은 전혀 당황하지 않은 눈치였다. 박수혁이 담담하니 오히려 소은정이 생떼를 부리는 듯한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래? 다행이네.” 박수혁은 마치 소은정의 이 정도 투정은 백 번이라도 받아줄 수 있다는 듯 부드럽게 웃었다. 소은정은 눈을 흘기더니 화를 삭이려는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푹 내쉬었다. 이 상황을 견디다 못한 신나리가 나섰다. “언니, 무슨 일로 절 찾으신 거예요?” 소은정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소호랑은 박수혁을 발견하고 두 눈을 반짝이더니 바로 박수혁 곁으로 달려갔다. “아빠, 너무 보고 싶었어요...” 소호랑을 떼어내려던 박수혁도 아빠라는 단어에 흠칫 놀란 얼굴이었다. 그리고 허리를 숙여 소호랑을 안더니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자상한 말투로 대답했다. “나도 보고 싶었어...” 소호랑의 무조건적인 호감과,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박수혁의 눈빛에 임춘식, 신나리, 소은정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박수혁, 저런 표정도 지을 줄 아는 사람이었나? 눈이 커다래진 채 소호랑과 박수혁을 훑어보던 임춘식은 골치 아프다는 듯한 소은정의 얼굴에 바로 신나리를 찾아온 용건을 눈치챘다. 소호랑은 잔뜩 흥분한 얼굴로 네 발을 버둥거렸다.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잘생겼어요.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예뻐요. 그러니까 두 사람...” 말을 채 끝내기 전에 소은정은 박수혁의 품에서 소호랑을 홱 낚아챘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소은정은 소호랑의 입을 움켜쥔 채 그를 노려보았다. “조용히 해!” 그리고 소호랑을 신나리에게 건네주며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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