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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멍청한

소은해는 잔뜩 충격받은 얼굴로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은정이가 죽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속에 남은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던 그였다. 그런 소은해에게 소은찬의 말은 구세주가 내린 한줄기의 햇살과도 같은 존재였다. 소은찬이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소은해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힘없이 쓰러진 그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고 세계적인 톱스타라 칭송받는 남자가 어린아이처럼 펑펑 오열하기 시작했다. 가만히 서 있던 우연준도 그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미안. 내가 너무 늦게 왔지.”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소은찬이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비밀 프로젝트에 참여하지만 않았더라도 이렇게 늦게 소식을 입수하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자책이나 슬픔에 잠겨있을 때가 아니었다. 소은찬은 최대한 이성을 유지하며 모든 단서들을 취합했다. 소은정이 살아있을 수도 있다는 조금의 실마리라도 찾기 위함이었다. 지금 소호랑에게 장착된 위치 추적 장치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상태, 첨단 기술을 적용한 차단 장치에 의해 신호가 막힌 게 틀림없다. 이에 소은찬은 수색 범위를 2000마일 밖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참을 울고 난 소은해도 정신을 차렸는지 바로 소은찬의 말대로 구조팀을 이동시켰다. 소은찬은 위성지도를 유심히 살펴보며 해역의 지형을 살폈다. 섬이 많다는 건 그만큼 수많은 변수가 있음을 의미한다... 소은찬은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소찬식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빠, 기부 기자회견 아직 안 하셨죠? 은정이 살아있을 수도 있대요!” “이놈의 자식,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아직도 돈타령이야! 그래, 우리 은정이가 그렇게 쉽게 죽을 리가 없지. 그래...” 아버지의 핀잔에 입이 삐죽 나온 소은해를 보던 소은찬이 피식 웃었다. “그 멍청한 머리로 나름 애썼네. 수고했어.” 멍청? 짜증이 치밀었지만 딱히 반박할 수가 없었다. 학창 시절 나름 수재 소리를 듣던 소은해였지만 IQ 200에 육박하는 찐 천재인 소은찬에게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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