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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돈이면 돼

그의 다정한 말에 코 끝이 시큰해져왔다. “다들 분명 내가 죽은 줄 알겠지…. 아빠랑 오빠들이 얼마나 고생하고 있을까…….” 박우혁은 절망에 빠진 그녀를 차마 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야 해.” 마주친 그의 눈동자는 달빛이 비춘 밤 바다와 같았다. “역사상에도 바다를 헤엄쳐서 횡단했다는 기록이 많아.” “입 좀 다물래요?” “그럴까?” 소은정은 얼마만의 편안한 잠자리인지, 자신도 모르게 잠에 빠져 들어버렸다. 소호랑은 주변에 위험이 없다는 것을 감지하고서야 코트 주머니에서 비적비적 걸어 나왔다. 홀로 동굴 안을 구경하는 소호랑을 단숨에 집어 올린 박우혁이 말했다. “애완견을 데리고 다니나 보네…….” 새끼 호랑이의 네 다리가 공중에서 마구 휘날렸다. “이거 놔. 난 호랑이야! 애완견 아니야!” 박우혁의 눈이 반짝 빛났다. “오, 말하는 가짜 호랑이?” “난 진짜야!” 박우혁은 처음 보는 신기한 생명체에 이번에는 꼬리를 마치 쥐를 들 듯 쥐며 흔들거렸다. 소호랑은 큰 소리로 소은정을 불렀다. “이 사람이 날 죽이려고 해요!” 박우혁은 순간 소호랑의 입을 틀어 막았다. 큰 소리에 찡그리던 소은정의 얼굴이 다시금 평온을 되찾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쓰읍. 큰 소리내면 안 돼.” 그가 손을 놓자 소호랑은 재빨리 높은 돌 위로 튀어 올라 그를 내려다보았다. 당당한 눈빛이었으나 온몸이 지저분 해져 이전의 깨끗하고 귀여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난 당신 알아요! 1인 미디어인으로 탐험 다큐멘터리 5회 연속 국제대상을 수상했고, 전 세계에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계시죠. 박대한 회장님의 외손자 분이시죠!” 다른 것도 놀라웠지만 마지막 한 마디에는 정말 눈을 번쩍 뜨며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잘 알고 있네…….” “그럼요. 인터넷에 모든 소식은 다 알고 있거든요!” 박우혁은 방긋 웃으며 작은 호랑이를 가볍게 안아 들었다. “박수혁은 내 삼촌 쪽이지. 네 주인에겐 비밀이다. 그렇지 않으면……. 흠, 그 야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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