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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7화 의식을 회복하고 해야 할 일

남유주는 약간 취기가 올라왔지만 잠시 휴식을 취하자 금세 가라앉았다. 어느덧 석양이 지고 있었다.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보니 한 고용인은 화분에 물을 주고 있었고 한 사람은 잔디를 깎고 있었다. 오렌지색의 석양이 창문을 통해 비쳐 들어오자 삭막한 분위기의 침실에도 아늑함이 찾아왔다. 평소였다면 가게에서 한창 오픈 준비를 할 시간이었다. 남유주는 은근히 가게가 잘 돌아가고 있을지 걱정됐다. 그녀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침대에 누운 남자를 힘껏 노려보았다. 그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은 처음이었다. ‘나한테 늦잠 잔다고 뭐라 하더니 아주 잘만 자고 계시네?’ 남유주는 입을 삐죽이며 속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고용인의 요리 솜씨는 아주 괜찮았다. 그녀도 입맛이 까다로운 편이었으나 전혀 흠잡을데 없는 요리였다. 식사를 마치고 쉬고 있는데 이한석이 서류를 들고 찾아왔다. “남유주 씨, 대표님 안에 계시죠? 대표님 사인이 필요한 서류가 있어서요.” 남유주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래요. 올라와요.” 모든 게 고용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연기였다. 그들은 더 이상 박수혁이 하루종일 방에만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았다. 어차피 평소에도 아침에 일찍 나가 자정이 넘어 들어오거나 하루종일 서재에 틀어박혀 있는 일이 많았기에 고용주와 마주칠 일은 거의 없었다. 위층으로 올라온 이한석이 한숨을 쉬며 그녀에게 물었다. “아직도 저 상태네요?” “이제 고작 하루가 지났잖아요.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죠. 열도 나지 않았으니까 점점 좋아질 거예요.” “그렇긴 하죠. 남유주 씨는 어때요? 오늘이 첫날인데 많이 답답하시죠?” “그럭저럭 견딜만해요. 여기는 살기가 참 좋네요. 말동무가 없다는 건 좀 답답하지만 괜찮아요. 그런데 시준이는 언제 집에 와요?” 남유주는 혼자 있기보다 박시준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좋았다. 이한석이 말했다. “저녁에는 학원에 가야 해서 아홉 시가 넘어야 집에 와요. 기다릴 필요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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