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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2화 살인

이형욱은 전형적인 약강강약인 사람이다. 그는 자기보다 돈이 많은 사람에게는 굽실거렸고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에게는 횡포를 부리는 성격이다. 그는 남유주에게 착하게 대했던 가면을 벗어던지고 진면모를 드러냈다. 때리거나 욕설을 퍼붓기 일쑤였다. 이형욱은 이중인격이다.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녀가 차 문을 잠갔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형욱은 분노에 못 이겨 차 문을 거칠게 잡아당기며 울그락 푸르락한 얼굴로 사납게 남유주를 노려보았다. 이형욱의 눈길에 그녀는 오한을 느끼며 머리털까지 삐쭉 섰다.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은 통증이 그녀의 머리로 전해왔다. 당황스러움과 굴욕감이 동시에 밀려와 그녀의 온몸을 휘감았다. 그녀는 이형욱에게 시선을 떼지 못한 채 손을 덜덜 떨며 차에 시동을 걸었다. 이형욱은 물불 가리지 않고 앞을 가로막으며 보닛을 내리쳤다. "차에서 내려, 당장 내려! 내 말 안 들려? 이 여편네야, 지금 당장 안 내리면 너 죽여버린다!" 차는 시동이 걸렸다. 남유주의 창백한 얼굴로 운전대를 꽉 잡고 있었다. 운전대를 잡은 그녀의 손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눈물이 그녀의 볼을 타고 줄줄 흘렀다. 남유주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꺼져, 꺼져..." 할아버지가 죽은 지금 그녀는 이형욱의 폭력과 욕설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었다. 그동안 폭력을 당해도 감히 경찰에게 신고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아직 이형욱과 시시비비를 따질 준비를 하지 못했다. 아무런 준비도 못 한 상태로 갑작스레 이형욱을 만나게 되자 그녀는 공포와 두려움에 휩싸였다. 두려움, 음산함, 섬뜩함이 그녀를 뒤덮었다. 그녀를 당장이라도 나락으로 밀어버릴 것 같았다. 그녀가 망설이는 사이, 이형욱은 그녀의 두려움과 소심함을 눈치 챘다. 다시 차 문으로 향하는 이형욱을 바라보며 남유주는 발을 엑셀 위에 올려놓았다. "죽어... 죽여버릴 거야...." 이형욱을 저주하는 듯 중얼거리는 그녀였다. 어쩌면 용기를 내기 위해 주문을 거는 것일 수도 있었다. '밟아, 밟으면 넌 해방이야.' 그녀는 결심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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