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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그의 꾀병

십 년간의 사랑이라… 송지현의 분노에 찬 모습이 이해된다. 송지현의 굳은 얼굴을 본 소은정도 마음속이 불편하였다. 동정은 하지만 불쌍하진 않다. 소은정이 뚫어져라 송지현을 바라보았다. “송대표님, 애정에서 실패한 것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지 마세요. 당신의 짝사랑에 결실이 없는 것은 성강희가 당신을 좋아하지 않아 생긴 일이지 제 탓이 아니에요. 더욱이 제가 당신의 사랑에 끼어든 것도 아니고요. 그러니 당신의 비난을 받을 이유도 없어요. 누가 더 불쌍하여 누군가의 편을 들어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소은정은 송지현과 다르다. 송지현은 사랑했지만 성강희를 가지지 못했고 소은정은 정정당당하게 박수혁의 사랑을 기대했던 것이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송지현이 성강희를 가진 적이 있었나? 없다. “하지만 성강희가 당신을 좋아…” 송지현이 소은정을 째려보았다. 소은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송대표님! 제발 인간의 도리를 지키자고요. 성강희가 저를 좋아하는 게 제 탓이에요? 그럼 당신은 성강희를 좋아하면서 왜 놓아줄 생각은 안 하세요?” 왜 항상 송지현은 자신이 가지지 못하는 것에 대해 남의 탓으로 돌리려 하는 것일까… 모든 탓을 남의 탓으로 돌려야지만 마음이 편한 건가? 송지현이 쇼핑몰을 주름잡고 있으니 소은정도 그녀의 체면을 지켜주려 하였지만 이렇게까지 구질구질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와 말 섞기도 귀찮았다. “송대표님, 인제 그만 물러나 주시죠. 만약 원하신다면 성강희를 불러 같이 터놓고 얘기를 나누는 건 어떤가요?” 소은정이 생각하기엔 성강희를 불러내는 것이 좋은 생각이라 생각했다. 송지현이 이렇게 남의 탓만 하다가는 영원히 자신의 사랑에 희망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것이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당사자에게 물어보는 것이 편하지 않겠는가? 송지현은 잠깐 망설이는 듯싶더니 말했다. “지금 일부러 그 사람 앞에서 나를 난처하게 만들려는 거지?” 이 말을 들은 소은정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아니면 말고. “그럼 알아서 해.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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