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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1화 발뺌

박수혁은 불쾌한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 “동생이 무슨 사고를 쳤는지 알기나 하고 그런대?” 임유경은 그에게 접근하면서 몇 번이나 임춘식을 언급했다. 그게 아니었으면 그는 진작 그 여자를 쫓아버렸을 것이다. 그런데 상상했던 것보다 더 악질인 여자였다. 이한석이 말했다. “형사들이 취조하고 있고 CCTV와 현장 증인도 확보했으니 형사책임을 피하지는 못할 겁니다. 하지만 죽어도 고의는 아니었다고 발뺌하겠죠.” “인정하든 발뺌하든 어차피 상관없어. 감방 보낼 거니까.” 박수혁이 냉랭하게 말했다. 이한석은 박수혁이 이번에는 제대로 마음을 먹었다는 생각에 입을 꾹 다물었다. 하지만 그 결정에 의문은 들지 않았다. 박시준은 누가 뭐래도 박수혁의 아들이고 임유경 때문에 다쳤는데 쉽게 넘어갈 수는 없는 문제였다. 잠시 고민하던 이한석이 물었다. “윤이영 씨는 어떻게 할까요?” 이한석은 사방을 둘러보다가 말했다. “너무 급하게 오다 보니 학교에 윤이영 씨를 두고 온 것 같네요. 정체에 대해 조금 알아봤는데 시골에서 올라온 게 맞고 이름과 주민번호도 확인했습니다. 오빠를 찾으러 왔다고 하더군요. 우혁 도련님을 만나지 못했으면 아마 사기꾼들에게 잡혀갔을 거예요.” 박수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 “계속 주시해.” “네.” 그는 어쩐지 윤이영이 계속 수상했다. 하지만 정확히 어디가 수상한지는 감이 잡히지 않았다. “거기, 너 누구야? 어떻게 혼자 여기까지 왔어?” 소지혁이 몰래 병실에 들어가려다가 의사한테 들켜버린 모양이었다. 아이가 나오자 박수혁은 그쪽을 힐끗 바라보다가 순간 움찔했다. 소은호의 아들을 몰라볼 리 없었다. 박수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아이에게 다가갔다. “소지혁?” 소지혁은 외모나 분위기가 소은호를 무척 닮았다. 아이는 들킨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시준이가 걱정돼서 왔어요. 시준이 무사한 거 확인했으니까 이제 안심했어요. 안녕히 계세요.” 박수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한석에게 눈짓했다. “얘 집까지 데려다줘.” “그럴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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