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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2화 순진함

구태정과 문상아는 병원으로 향했다. 현장에는 세 사람의 관계를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손재은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구태정과 손재은 부부의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남편이 사람들 앞에서 내연녀를 감싼다는 것은 아내 입장에서는 이 결혼은 충분히 비극이라는 것이다. 임재준은 손재은을 신경 쓸 겨를 없이 무의식적으로 소은정을 쳐다봤다. 문상아가 떠나버리면 임재준의 임무는 이대로 끝나는 것인가? 손재은은 그 자리에 서서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았다. 구태정과 문상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문정아는 마음속에 있던 승부욕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남은 것은 오직 좌절감 뿐이다. 손재은은 구태정이 여자에게 관심 없이 오직 본인의 욕심 때문에 연기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구태정이 여자에게 사심을 가지고 연기하지 않는다면 손재은도 즐기며 볼 수 있다. 하지만 손재은은 구태정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본인을 보호하던 구태정이 지금은 문상아를 보호하고 있다. 이 연기는 그야말로 눈꼴 사납기 짝이 없다. 손재은은 마치 본인이 했던 경고에 본인의 뺨을 맞은 듯했다. 파렴치하기 짝이 없는 내연녀에게 구태정을 뺏겼다. 손재은은 깊은 한숨을 내쉰 후 문 쪽으로 향했다. 이때, 계단을 내려오던 소은정은 임재준 혼자 남아 있는 것을 보았다. 임재준은 재빨리 소은정에게 달려가 말했다. “대표님...” 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웃으며 말했다. “아주 잘 했어요.” 연기를 도와주는 사람에게 뛰어는 연기 실력을 바라며 까다롭게 굴어서는 안 된다. 행사가 끝나자 소은정은 사람들을 데리고 먼저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누군가 문 앞에서 못 나가게 막았다. “소은정 씨, 엄 대표님께서 연회가 하나 더 남았으니 참석하시라고 하셨습니다.” “엄 대표님이요?” 소은정은 피식 웃었다. 엄지환이 감히 이렇게 사람을 통해 말을 전하다니? 소은정은 말을 하려다가 앞에 있는 낯선 종업원을 보고 갑자기 이상함을 눈치챘다. “알겠습니다.” 소은정은 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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