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3화 참아
소은정은 테이블 위에 팔을 올린 채 턱을 괴고는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송지현을 바라보았다.
1초, 2초, 3초...
시간이 흐르고 아무런 대답도 없는 송지현의 모습에 소은정은 자신의 추측에 더욱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반면, 송지현은 자신의 마음이 들킨 게 불쾌한 모양이었다. 항상 담담하던 눈동자에 분노가 서렸다.
“받아주지도 않을 거면서 어장 속 물고기로 가두기엔 강희가 너무 아깝잖아요?”
“네?”
내가 어장관리를 하는 중이라고?
“제 말이 틀렸나요? 강희가 대표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면서 여지를 주는 게 어장관리가 아니면 뭐죠?”
옆에서 가만히 듣고만 있던 한유라가 반박했다.
“저기요. 우리가 어떤 사이인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하지 말아요.”
하지만 송지현도 물러서지 않았다.
“아, 친하면 상대의 마음을 마음대로 가지고 놀아도 된다는 건가요?”
그녀의 말에 소은정의 얼굴도 차갑게 굳었다. 이 정도면 참을만큼 참았다.
“가지고 놀아요?”
소은정이 피식 웃었다.
“제가 가지고 노는 것처럼 보이세요? 전 강희를 확실하게 거절했고 걔 멋대로 날뛰는 거예요.”
날 어장관리녀로 매도하고 싶은 모양인데. 나도 더 이상 참지 않아.
요즘 따라 자꾸 선을 넘는 성강희의 행동이 불편해지려던 차에 송지현까지 끼어드니 짜증이 치밀었다.
송지현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소은정을 훑어보았다.
“강희 마음을 받아줄 생각이 없다면 더 깔끔하게 거절하셔야죠. 다가오는 대로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게 가지고 노는 게 아니면 뭐죠?”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 시선에 겁을 먹고 물러섰겠지만 소은정은 달랐다.
“설마... 제가 뭐 강희와 절교라도 해야 속이 시원하시겠어요?”
소은정의 질문에 송지현은 더 이상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마 오랫동안 그녀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고 오늘 기회를 잡은 김에 그녀의 기를 눌러주려 했던 거겠지. 하지만 그녀도 온실 속에서 자란 화초가 아니다. 3년 동안 온갖 치욕을 견뎌온 그녀에게 송지현쯤이야.
성강희와 소은정은 세상 물정 모르는 꼬마일 때부터 함께 놀며 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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