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27화 가식적인 남자
이정재 부부는 서둘러 먼저 현관으로 나갔다.
맨 마지막에 떠나던 이상준이 소은정에게 할 말이 있는 표정으로 입술을 움찔거리다가 말했다.
“미안해요, 은정 씨.”
소은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사과는 받겠지만 제가 용서한다고 해서 쉽게 넘어갈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어쨌든 안전하게 돌아온 건 잘된 일이니 건강 조심하세요.”
이상준을 응징할 생각도 없지만 친분을 맺을 생각도 없었다.
이상준은 그녀의 뜻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현관으로 나가다가 다시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더니 지친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
“문설아는 잘 있나요?”
소은정은 미간을 찌푸린 채 그를 바라보았다.
“성강희랑 결혼했어요. 벌써 신혼여행도 갔으니, 잘 지내죠.”
이상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눈빛이 흔들렸고, 이내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돌아섰다.
해외에서의 그의 생활은 항상 위험천만한 상황에 노출되어 있었다.
그래서 부모님도 그가 신경 쓸까 봐 문설아에 관한 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이 국내에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는 것을 은연중에 느낄 수 있었다.
그 두 사람,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두 사람이 진짜로 결혼했다니!
소은정은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돌아섰다.
전동하는 옷을 갈아입고 내려와서 아무도 없는 거실을 쳐다보다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소은정은 그곳에 서서 팔짱을 끼고 그를 바라보았다.
“너무 그렇게 티 내지 말아요. 환영은 못하더라도 인사치레는 할 수 있잖아요?”
전동하가 웃으며 손을 벌렸다.
“미안해요. 그래도 쫓아내지는 않았잖아요. 나도 나름 예의를 차린 거예요. 장인어른은 아예 집을 비웠잖아요?”
소은정은 코웃음을 쳤다.
소찬식을 방패로 삼을 줄이야?
그녀는 그를 힐끗 보고 소파로 가서 앉았다.
전동하는 멈칫하다 다가가서 그녀의 허리를 살며시 껴안았다.
“화났어요?”
소은정은 노려보다가 자세를 고쳐 앉고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잡지를 들었다.
“아니요.”
전동하는 잡지를 빼앗고 그녀의 얼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