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07화 피 같은 돈
잠시 후.
소은정은 뒤늦게 그 여자가 안진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 일은 없었어요.”
전동하의 표정이 살짝 풀리더니 그녀의 가녀린 손목을 쓰다듬으며 안쓰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다행이고요. 얼마나 서럽고 두려웠겠어요? 내가 놈들을 혼내줄게요.”
소은정은 위로를 담은 그의 한 마디에 참았던 설움이 터져나왔다.
“그 별장에 큰 개가 한 마리 있었는데 너무 무서워서 대문 근처도 가지 못했어요.”
전동하는 눈을 깜빡이더니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요? 무서웠겠어요. 이제 다 지나갔어요. 앞으로 그 짐승을 다시 보는 일은 없을 거예요.”
소은정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다시 그 섬에 갈 일도 없었다.
앞으로 어떤 섬이든 가지 않을 것이다.
며칠 사이에 벌어진 일을 생각하면 정말 다사다난했던 나날들이었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그 섬 좀 팔아줘요!”
소은정이 거금을 주고 구입한 열대 지구에 근접한 작은 섬이었다.
아직 가보지도 못했는데 이제 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매번 위험에 빠질 때마다 장소가 바다나 섬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소은정은 평생 육지를 벗어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소찬식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바다든 섬이든 아름답지만 그래도 나고 자란 고향이 가장 안전하고 안정감 있다는 말!
전동하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한번 가보고 싶어했잖아요?”
소은정은 단호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안 갈래요. 이제 섬에는 발을 들이지 않기로 했어요!”
전동하는 그제야 그녀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조금 황당하기는 하지만 트라우마가 남았을 거라고 생각하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요. 가지 말죠. 그럼 부동산 매니저 찾아서 판매할게요.”
소은정은 그에게 신신당부했다.
“나 그거 4천억 주고 구매했어요. 밑지는 장사는 안 해요. 전부 다 막내오빠의 피 같은 돈이라고요.”
전동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그녀가 빨리 기운을 차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가 말했다.
“사실 많이 비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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