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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3화 건드리지 마

전동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교활한 놈이고 무슨 짓이든 저지를 수 있어요. 내가 두려운 게 아니라 내가 근방에 경호원을 몇 명이나 데리고 왔는지 파악이 안 돼서 그랬겠죠. 만약 우리 인원이 그쪽보다 적다고 판단하면 바로 물어뜯으려고 달려들 거예요. 사냥개 알죠?” 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동하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사냥개 같은 놈이에요.” 소은정은 말없이 시선을 떨구었다. 전동하는 그녀가 놀랐다고 생각했는지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 “괜찮아요. 내가 있는 한 그놈은 당신 털끝도 건드리지 못할 거예요.” 소은정은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놈이 가족을 노릴 줄은 몰랐어요. 사람을 시켜 나한테 집에 불이 났다고 거짓말했어요. 그래서 열일 제쳐두고 달려나온 거예요. 그런데 오빠랑 하늘이가 납치되었을 줄은 몰랐어요. 다음에 누구를 건드릴지 몰라서 걱정돼요.” 소은정은 가족들 문제에서는 침착함을 유지할 수 없었다. 그녀는 이 모든 상황이 자신 때문인 것 같아 죄책감이 들었다. 전동하는 시선을 등 뒤로 돌리며 차갑게 말했다. “그럼 쫓아내야죠. 다시는 우리 사람을 건드리지 못하게.” 그녀에게 말하는 것 같지만 또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소은정은 가슴에 돌을 얹은 것처럼 답답하면서도 전보다 전동하에게 더 의지하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언제부터인가 그녀의 심경에는 변화가 찾아왔다. 잠시 후, 소은정은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데 내가 나온 걸 어떻게 알았어요?” 전동하가 웃으며 되물었다. “직감이라면 믿겠어요?” “믿어야죠.” 소은정은 눈을 곱게 휘며 웃었고 전동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숨을 쉬었다. “성강희 씨 결혼식인데 당신이 자리를 비운 게 이상했어요. 밖으로 나왔는데 호텔 직원이 본가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하길래 뭔가 수상하다 생각했죠.” 이런 걸 텔레파시라고 해야 할까? 그가 경각심을 가지고 밖으로 나오지 않았더라면 소은정은 윤재수에게 납치당했을 수도 있었다. 호텔로 돌아간 두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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