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12화 원치 않은 만남
잠시 후, 문설아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사람이 연예계에 투자하는 게 한두곳도 아니고 별거 아니지 않아?”
소은정은 입술을 질끈 깨물며 물었다.
“여자주인공은 다른 사람으로 내정되었는데 촬영 당일 날 갑자기 문상아로 바뀌었다고 들었어. 이상준 씨가 요구한 게 아닐까?”
이렇게 말했는데도 알아듣지 못하면 정말 바보였다.
문설아가 살짝 인상을 쓰더니 말했다.
“자주 있는 일이잖아? 우리 남편이 내 동생이라고 각별히 신경 써줬겠지.”
소은정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김하늘은 그녀를 보고 고개를 흔들었다.
더 이상 얘기하면 안 된다.
소은정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었다.
그 뒤로 그녀는 김하늘과 함께 장윤에 관한 일을 토론했고 문설아는 지루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잠시 후, 소란이 잦아들었다.
실컷 불만을 표출한 안티팬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잠시 후, 현장이 다시 시끄러워졌다.
“문상아 씨 들어오십니다. 빨리 촬영 준비 들어갈게요!”
현장 스탭의 소리에 소은정 일행은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호화 밴 한 대가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문설아는 잔뜩 흥분하며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말했다.
“내 동생 왔어. 슈퍼스타 문상아가 왔다고. 나랑 같이 가자. 무료로 사인을 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줄을 설 필요도 없어. 빨리 가자니까….”
소은정과 김하늘은 가기 싫다는 뜻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문설아는 그들을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그녀는 소은정의 팔을 끌고 그쪽으로 향하며 소은정이 한입도 대지 않은 디저트까지 챙겼다.
“이거 내 동생 주자! 어릴 때부터 이거 좋아했어!”
이렇게까지 자기 동생을 챙기는 언니도 많지는 않을 것이다.
소은정과 김하늘은 그녀에게 이끌려 앞쪽으로 다가갔다.
마침 밴이 멈춰서고 누군가가 차 문을 열었다.
푸른색 한복을 입은 문상아가 우아하게 차에서 내렸다. 요염한 몸매에 화려한 이목구비는 사람들의 입을 벌어지게 했다.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입을 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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