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7화 손 주주
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와 악수를 나누었다.
웃는 자의 얼굴에 침을 못 뱉는 법이다.
그녀는 가만히 서 있는 손호영에게 고개를 돌리며 인사를 건넸다.
“손 주주님?”
손호영은 몸값이 올라간 뒤에도 이글 엔터 측에 무리한 요구를 제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소속사와 이런 계약을 맺었다.
1년 안에 매출을 1조 올리면 그 돈으로 이글 엔터의 주식을 사겠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10퍼센트로 많지는 않았다.
손호영은 똑똑한 사람이었다.
어렸을 때 크게 주목을 받은 연예인이 늙으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어차피 언젠가는 주연 자리를 더 어린 배우에게 내주고 중년 연기자 역할을 해야 한다.
팬들에게는 잔인한 일이었다.
그래서 일부 연예인들은 투자자로 직업을 변경했다. 괜찮은 신인이나 작품에 돈을 투자하기도 했다.
일부는 엔터 회사를 차리는 경우도 있었다.
손호영은 더 멀리 내다보았다. 그는 홀로 독립하는 대신 이글 엔터와 운명을 같이하기로 결정했다.
이글 엔터의 지분을 원하는 사람은 정말 많지만 소은해가 싫다고 하면 어쩔 방법이 없었다.
손호영이 이 정도로 이글 엔터에 집착하는 이유도 이 소속사 뒤에 거대한 인맥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었다.
이글 엔터를 설립한 톱스타 소은해는 SC그룹의 셋째로 사실 상 이글 엔터는 SC 2세의 놀이터나 다름없었다.
그는 이글 엔터에서 한자리 차지하면 업계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연예인은 언제 어디서든 이미지와 스캔들을 주의해야 한다. 많은 연예인들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하지만 회사의 임원이 된다는 건 또다른 얘기였다. 그 회사에서 발언권이 있고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고준호가 소은해를 설득한 것도 한몫 했다. 그는 손호영은 자질이 뛰어난 배우이고 과분한 요구도 아니라면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그래서 소은해는 지분을 나눠주는데 흔쾌히 동의했다.
1년이 채 되지도 않았는데 손호영은 이미 1조 매출을 달성했다.
연예계에서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손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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