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3화 그냥 짜증이 나
파티장 밖.
어느새 차에 탄 소은정은 여전히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노을이 먹구름에 가리워져 거무튀튀한 하늘, 그녀의 기분처럼 우중충했다.
부랴부랴 다시 차에 탄 우연준이 뒷좌석을 힐끗 바라보았다.
“병원으로 갈까요?”
시간을 확인하던 소은정이 대답했다.
“학교로 가죠. 마이크 픽업하고 병원으로 가요.”
이에 우연준이 고개를 끄덕이고 차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느때보다 더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에 우연준이 다시 조심스레 소은정의 눈치를 살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시지만 얼마나 짜증이 나시겠어. 내 실수야. 애초에 초대장 따위도 보내는 게 아니었는데.’
이렇게 각자의 생각을 가슴에 품은 채 차는 마이크의 학교 앞에 도착했다.
비록 기숙학교였지만 전동하가 의식을 회복한 뒤로는 매일 병원으로 드나들고 있는 마이크였다.
비록 전동하의 신경은 온통 소은정에게 쏠려있느라 마이크와는 딱히 대화도 나눌 틈이 없었지만 하루가 달리 좋아지는 모습에 마이크도 꽤 기쁜 모양이었다.
마이크의 안전이 걱정되었던 소은정이 경호원을 붙여줄까 묻기도 했었지만 마이크는 단호하게 거절했었다.
지금 그를 케어하는 경호원, 시터는 워낙 마이크의 성격을 잘 맞춰주는 사람들이라 가끔씩 몰래 나가서 노는 게 가능한 거지... 새로운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나면 꼼짝없이 새장 안에 갇힌 신세가 되어버릴 것이다.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고...
마이크는 하교 시간을 맞추어 교문을 나섰다.
깡총깡총 뛰어나온 마이크는 우연준, 그리고 그 뒤에 세운 차를 발견하고 더 환하게 미소 지었다.
역시나 마이크를 발견하고 차에서 내린 소은정이 싱긋 웃었다.
“오늘 학교는 어땠어? 즐거웠어?”
“그럼요! 우리 학교에서 내가 공부 제일 잘해요! 나이는 내가 가장 어리지만.”
기회를 잡았다는 듯 바로 자기 자랑을 하는 모습에 소은정이 밤톨 같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가자. 누나가 맛있는 거 사줄게.”
이에 마이크가 눈을 반짝이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우리 둘만 가는 거예요?”
잠시 후. 패스트푸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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