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90화 말해 봐
곧이어 전동하가 말을 이어갔다.
“그 악마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날 사람취급해 준 게 마이크의 아버지였고 그 마음에 보답한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마이크를 키워오고 있어요. 그게 내 책임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은정 씨는 달라요. 은정 씨를 지키는 건 나한테 본능 같은 거예요. 솔직히 나도... 내 감정이 정말 순수한 건가 고민했었어요. 혹시나 한순간의 끌림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하고요. 하지만... 은정 씨랑 더 가까워질 수록 그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어요. 아, 이건 사랑이 맞구나. 은정 씨한테 다가가는 시간들이 나한테는 너무나 소중했고 그래서 더 가까워지고 싶고 더 이해하고 싶었어요. 은정 씨, 나한테 은정 씨는 정말 소중한 존재예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소중한 사람이라고요.”
전동하의 진심어린 목소리에 소은정의 눈동자가 살짝 떨려왔다.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은 표정을 짓는 그녀의 모습에 전동하가 다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정말 위험하긴 했는데... 그 순간에는 두려움 같은 걸 느낄 겨를이 없었어요. 그날 그곳에서 내가 살고 은정 씨가 죽었다면 난 남은 생 동안 평생 지옥에서 살아갔을 거예요.”
콧물을 훔치며 소은정은 봄날 얼어붙은 땅을 뚫고 나오려는 새싹같은 감정을 억지로 밀어냈다.
‘동하 씨도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에요. 동하 씨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요.’
이때 피식 웃던 소은정이 괜히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날 진짜 빠르게 달리던데. 비결이 뭐예요?”
“은정 씨가 혼자서 얼마나 무서울까라는 생각을 하니까 저도 모르게 그렇게 빨리 달리게 되던데요?”
그의 대답에 고개를 푹 숙인 소은정이 환한 미소와 함께 머리를 들었다.
“뭐 어쨌든 우리 둘 다 무사하니까 다행이네요. 정말 운이 좋았어요.”
“은정 씨가 워낙 운이 좋은 사람이잖아요. 그 덕에 나도 이렇게 무사한 게 아닐까요?”
“뭐... 받고 싶은 거 있어요?”
“왜요? 보답이라도 하려고요?”
전동하가 미간을 찌푸렸다.
“아빠가 물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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