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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9화 난 너랑 달라

얼굴을 전동하의 큰 손에 파묻은 소은정의 어깨가 슬픔으로 살짝 떨려왔다. 만약 운이 나빴다면... 전동하가 마침 그때 와주지 않았다면... 다른 가능성을 아무리 생각해 봐도 끔찍한 결과뿐이었다. ‘그랬다면 내가 죽든지 두 사람 다 죽든지 둘 중 하나였겠지...’ 하지만 소은정이 더 두려운 건 두 번째 경우였다. 애초에 그녀는 전동하를 진심으로 사랑해서 연애를 시작한 게 아니었다. 탐욕스럽게도 그녀는 사랑의 달콤함만 취하고 싶었고 그래서 미래에 대한 그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다. 그만큼 지난 결혼의 상처가 컸기 때문이었다. 전동하가 알게 모르게 건네는 말에 담긴 뜻을 뻔히 알고 있었지만 그때마다 소은정은 그저 웃으며 넘겼었다. 하지만 점점 더 무거워지는 사랑의 무게에 소은정은 왠지 부담스러웠다. ‘나 때문에... 나 때문에 그렇게 죽을 각오까지 할 줄은 몰랐어.’ 손바닥에 느껴지는 촉촉함에 전동하가 움찔했다.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려던 그때 구석에 선 채 왠지 모르게 억울한 눈빛을 하고 있는 마이크가 시선에 들어왔다. 왠지 소외당했다는 기분에 조금 삐진 것 같은 얼굴이었지만 전동하는 매정하게 아들에게 나가라는 듯 손을 저었다. 입을 삐죽거리던 마이크가 결국 병실을 나섰다. ‘어떻게 아들을 이렇게 무시할 수가 있어! 아빠 나빠! 난 아빠 때문에 울기까지 했는데! 괜히 울었어!’ 병실을 나서고도 한참을 씩씩대던 마이크는 결국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니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예쁜 누나라면... 참아줄 수 있지.’ 한편 병실. 전동하는 말없이 소은정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울지 말아요... 은정 씨가 이렇게 울면 내 마음이 너무 아프잖아요...’ 한참 뒤에야 전동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뭐 이것저것 따질 겨를이 없었어요. 은정 씨를 잃는 게 죽는 것보다 훨씬 더 두려웠으니까요.” 빨개진 눈으로 고개를 든 소은정의 얼굴은 이미 눈물 범벅이 되어 있었다. 손을 뻗어 눈물을 닦아준 전동하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다치는 것보다 내가 다치는 게 백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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