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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8화 손자며느리

소은정은 방문객 명단에 사인을 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눈치 빠른 성강희는 그녀를 발견하고 달려와서 알랑방귀를 뀌었다. “우리 은정이 오늘따라 눈이 부시네. 연예인들도 초대했는데 너한테 비교하니까 일반인 같아. 치마가 참 예쁜데 많이 짧네?” 소은정은 이를 악물며 표정관리를 했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게 짧다고? 웨딩드레스인 줄 알아?” 성강희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우리 할아버지가 꿈에서도 손자며느리를 그리시는데 네가 웨딩드레스 입고 나랑 한 바퀴 돌아준다면 아마 축의금으로 건물 한 채를 사고도 남을걸?” 소은정이 곱지 않게 그를 흘기며 말했다. “아마 넌 곱게 파티장을 떠나지는 못하겠지.” 그랬으면 최소 두 다리 골절이었다! 성강희도 눈치 있게 입을 다물고는 그녀를 이끌고 어르신 앞으로 갔다. “할아버지, 제가 누구를 데려왔나 한 번 보세요. 손자며느리감으로 어때요?” 소은정의 입가에 경련이 일었다. 당장이라도 이 놈의 정강이를 걷어차고 싶었다! 주변에는 조금 전 도착한 성강희의 친척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그 장면을 보고 모두 실소를 터뜨렸다. 성 씨 어르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소은정을 바라보았다. 소은정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노인에게 인사하고는 준비한 선물을 꺼냈다. “할아버지, 생신 축하드려요! 건강하세요!” 어르신은 연세가 드셨지만 무척 정정하고 두뇌회전도 빨랐다. 선물을 꺼내본 그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값진 골동품을 보고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네 아버지가 신경 많이 썼군.” 소은정도 웃으며 말했다. “마음에 드신다니 안심했어요!” 성강희가 옆에서 너스레를 떨었다. “할아버지, 은정이 어때요? 손자며느리로 손색이 없지 않나요?” 소은정은 주먹을 날리고 싶은 충동을 겨우 참아냈다. 성 씨 어르신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은정이는 나한테 딸 같은 아이야!” 주변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성강희의 입가에서는 미소가 사라졌다. 장난 좀 쳤다고 친구에서 엄마뻘이 되어버리다니! ‘장난 그만 쳐야겠어! 이러다가 소은정한테 엄마라고 부르게 생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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