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5화 먼저 부탁하길 기다렸어
S시의 지리를 정확히 모르는 소은정은 정처없이 거리를 떠돌았다.
어느새 골목의 끝에 도착하고 왠지 길을 잃은 듯한 느낌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소은정은 혼란스러운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런 외딴 골목에 펍이 있네.
잠깐 고민하던 소은정이 펍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가슴이 울릴 정도로 큰 음악소리가 그녀를 반겼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한산한 펍을 쭉 둘러보던 소은정은 대충 구석쪽에 자리를 잡았다.
너무 피곤하다... 한 잔 하면서 긴장 좀 풀어야겠다.
잠시 후, 누군가 그녀의 앞에 멈춰 서고 화려한 조명들을 가렸다.
오랜만의 휴식을 또 누가 방해하는 건가 싶어 언짢은 마음에 소은정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박수아...?
반갑지 않은 얼굴에 소은정의 표정은 더 어두워졌다.
그녀의 뒤에는 훤칠한 남자 몇 명이 서 있었는데 그들의 몸에서 풍기는 독한 향수 냄새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여기서 다 보네요? 박수아 씨.”
이에 박수아도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요. 그런데 왜 혼자 있어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괜찮으시면 같이 합석할래요?”
박수아의 질문에 소은정이 장난스러운 말투로 되물었다.
“합석은 됐고 괜찮으면 박수아 씨, 여기서 좀 나가줄래요?”
그녀의 체면 따위 신경 쓰지 않는 듯한 가시돋친 말투에 박수아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지만 곧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
“소은정 대표님. 여긴 A시가 아니에요. 그리고 이 펍이 그쪽 것도 아니고 무슨 자격으로 나가라 마라 하는 거죠?”
경멸 어린 시선으로 박수아를 힐끗 바라보던 소은정이 핸드백을 집었다.
“그러네요. 그럼 제가 나가죠.”
박예리고 박수아고... 진짜 짜증 나네. 누가 박씨 집안 핏줄 아니랄까 봐.
하지만 소은정이 발걸음을 옮기기 전에 박수아의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의 발목을 붙잡았다.
“솔직히 난 당신이 나한테 먼저 연락하길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할아버지한테 다시 연락도 안 하고 정석적인 방법을 선택했던데요?”
하, 피곤해서 그냥 넘어가주려고 했더니. 기어이 선을 넘네...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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