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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8화 점점 유치해져

아무리 소찬식이라 하더라도 모든 사람의 입을 막기는 어렵고 더욱이 흔적까지 지우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소찬식의 사람들이 앞에 나서서 흔적을 지우는 일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상했다. 소은정의 머릿속도 수만 가지 의혹으로 어지러웠다. 누가 이런 일을 한 거지? 소은호는 어두운 표정으로 식탁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밥을 먹고 나서 소은정은 소찬식이 집에 남아있으라는 것을 무시한 채 전동하와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소은정에게는 자신의 구역에서 무서운 것이 없었다. 전동하가 운전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소은정을 힐끗 쳐다보고는 혼자 환하게 웃었다. “무슨 생각 해요?” “아니에요. 그저 누가 이렇게 심심해서 제 흔적을 지우고 다니나 해서요.” 전동하가 멈칫하더니 말했다. “굳이 생각해야지 알아요? 박수혁이 지우고 다니는 거잖아요.” 소은정이 놀란 듯 그를 쳐다보았다. 전동하의 옆모습은 늘 그렇듯 멋있고 아름다웠다. “당신이 미국으로 간 이후 흔적을 지울 수 있는 사람은 박수혁밖에 없어요. 그가 아니라면 이런 일에 누가 손을 대려 하겠어요?” 소은정은 눈썹을 만지작거렸다. 전동하의 입에서 그녀가 예상했던 인물이 나왔기 때문이다. 정말 박수혁 빼곤 아무도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없었다. 전동하가 짧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또 그놈한테 뺏겼어.” 전동하의 질투 섞인 말투를 들은 소은정이 짧게 쯧쯧 거렸다. “그냥 예상일 뿐이에요. 누가 그러길 바란대요?” 소은정의 말을 들은 전동하는 갑자기 신난 듯 보였다. “박수혁이 그렇게 처리한 것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만약 이 말이 박수혁의 귀에 들어간다면 아마 화가 나 죽었을 걸요.” “동하씨 점점 유치해지는 거 알아요?” 소은정이 전동하를 보면서 웃었다. 이렇게 유추하기보다는 그냥 전화해서 물어보는 것이 낫지 않나? 잠깐의 침묵을 전동하가 깼다. “아니면 전화해서 감사하다고 말할까요?” 소은정이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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