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2화 무시하세요
오빠의 질문에 흠칫하던 소은정은 침묵으로 대답했다.
멍하니 바닥만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소은호가 강수를 두었다.
“말 안 할 거야? 그럼 내일 우 비서한테 물어볼 수밖에 없겠네. 네가 오늘 어딜 갔었고 누굴 만났었는지 말이야.”
입술을 깨물던 소은정이 살짝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나 오늘 하나 씨 만났어.”
뜬금없이 추하나를 언급하자 소은호가 미간을 지푸렸다.
코를 훌쩍이던 소은정이 말을 이어갔다.
“강서진 씨 전 와이프 말이야. 얼마 전까지 우혁이랑 잘 사귀고 있었는데 오늘 만났더니 다시 강서진 씨랑 재결합한다더라고. 그 남자 아이를 가졌다면서... 로펌도 다 포기하겠대.”
소은호는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고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망설이던 소은정이 오빠의 눈치를 살피다 결국 그녀의 기분을 엉망으로 만든 가장 큰 이유를 뱉어냈다.
“박수혁 그 개자식이 술 먹고 날... 실컷 욕을 해주긴 했지만 기분은 별로 안 좋네.”
소은호의 시선이 순간 차가워졌다.
“그 자식이 널 범하려고 한 거야?”
“뭐 그렇게 심각하진 않았는데 그래도 기분은 기분이 더러워. 난 추하나랑은 달라. 감히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려 봐. 정말 죽여버릴 거니까. 박수혁도 내가 그런 사람이란 걸 아니까 끝까지 행하지 못한 거겠지.”
소은정이 이를 악물었다.
“왜 그걸 이제야 말해? 박수혁 그 자식... 정말 제대로 미쳤네. 너랑 전 대표가 사귀는 걸 알고도 가만히 있는 게 이상하다 싶었어.”
“개자식... 맞아도 싸.”
여전히 코를 훌쩍이는 그녀의 모습에 소은호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어떻게 복수를 하고 싶어? 오빠한테 말해. 내 동생이 나약하게 애 때문에 전 남편에게 돌아가는 꼴은 못 보니까. 둘 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가만히 안 놔둘 거야.”
대한민국에서 감히 박수혁에게 칼을 들이밀 세력이 있다면 아마 SC그룹뿐일 것이다.
소은호의 말에 우울하던 소은정의 마음도 조금 편해지는 기분이었다.
“나도 그렇게 말했어.”
누가 남매 아니랄까 봐 말투도 똑같은 모습에 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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