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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장

“잘했네.” 비록 칭찬같았지만 변서준의 안색은 의미심장했다. 서류를 뒤적거리기 시작하자 옆에서 윤태진이 설명했다. “조사해 보니 그날 회장님이 사고 난 시간대에 모지영 씨가 마침 그곳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그날 회장님을 구한 은인은 확실히 모지영 씨가 맞습니다.” 윤태진은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변서준은 서류를 넘기며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윤태진이 잠시 머뭇거렸다. “말해.” 변서준은 윤태진을 힐끔 보며 계속 말하라는 눈짓을 보냈다. 모지영 씨 납치 사건도 새로운 진전이 생겼는데 그 결과는 제일 마지막 장에 있습니다.” 그 말에 변서준은 서류를 뒤로 넘겼고 사진 몇 장이 보였다. 사진을 자세히 확인하던 변서준은 펴졌던 미간이 다시 찌푸려졌다. 사진 속의 그 산타라는 폐차가 아니라 재가 되어도 변서준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변서준은 무명의 화가 치밀어 올라 심란한 표정으로 다음 사진에 시선을 돌렸다. 기타 사진은 서로 엇비슷했지만 마지막 사진은 뭔가 다르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몇 사람의 얼굴이 보였는데 찬찬히 보니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정가현이다. “이 사진과 정가현 씨의 스케줄로 보았을 때, 정가현 씨는 확실히 현장에 나타난 적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진.” 윤태진은 그 중 한 사진을 가리키며 말했다. “누군가와 거래하는 듯한 모습인데 정가현 씨 뒤에는 유한진의 비서 하성훈입니다. 어쩌면 정가현 씨가 유한진을 시켜서 한 짓일 지도 모릅니다. 결과가 어떻든 간에 이 일은 반드시 정가현 씨와 관련이 있습니다.” 변서준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그 사진 몇 장을 주시하고 있었다. “순수하고 착한 모지영 씨를 이렇게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라니, 정가현 씨 너무 독한 사람입니다!” 윤태진은 주먹을 꽉 쥐고 계속 말했다. “모지영 씨를 대신해 반드시 복수하셔야 합니다!” 변서준은 윤태진의 애틋한 표정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으니까 일단 돌아가자.” 변서준은 또 원래와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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