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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장

원래는 아버지 댁으로 가 아침을 얻어먹을 생각이었다. 경계심 높은 유한진에게 주효정은 어디까지나 낯선 사람이기도 했고. 허나 그 무해하고도 해맑은 웃음 때문이었을까, 유한진은 홀린 듯 다가와 식탁에 자리 잡았다. 전복죽은 더 말할 것도 없었고 계란 후라이 역시 익기 정도가 알맞춤한 것이 의외로 입맛에 딱 맞았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요. 그리고 지내는 동안 내가 하인 두 명 오라고 할게요.” 주효정이 눈이 휘둥그래 져서는 손사래를 저었다. “아니에요 선생님! 여기 얹혀 사는 것만으로도 민폐인데 하인이라뇨. 게다가 제가 집안일 하나는 잘 하거든요! 뭐라도 해야 속이 편할것 같아서 그래요.” 자기 주장도 확실하고 진심을 다해 말하는 모습에 유한진도 더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유한진은 어쩐 일인지 바로 집을 나서지 않은 채 소파에서 신문을 읽기 시작했고 주효정이 설거지를 깨끗이 마친 뒤 외출 준비를 하자 그제야 입을 열었다. “오늘 보나르 잡지 촬영 있는 날이죠?” “어?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방금 효정 씨 스케줄 찾아봤거든요. 내가 데려다 줄게요.” “네? 괜찮습니다! 저 혼자 내려가서 매니저 차 타고 가면 돼요.” 유한진이 몸을 일으키며 중저음의 목소리로 제법 다정하게 말했다. “나도 나가려는 참이라 아래까지 데려다 주려는 거예요. 산 내려가면 그때 가서 벤으로 갈아타요.” “아......그럼 감사히 타겠습니다.” 인왕산을 따라 굽이굽이 뻗은 길은 걸어서 내려가려면 최소 한 시간은 걸릴 코스였다. 산 초입에 도착하자 주효정이 자각적으로 차에서 내리고는 또다시 굽석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저녁엔 와서 식사하실 건가요? 제가 미리 준비해 둬도 되죠?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자꾸만 빚진 것 같아서요.” 행동 하나, 말 한마디 조심스러워 하는 주효정의 모습을 보니 자신에게 보이지 않는 벽을 두는 것 같아 마음 한 켠이 불편해났다. 가는 길이라 데려다 주겠다고 했으면 신경 쓸게 없는데 정작 말하자니 또 뭐라 할지 입이 떼지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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