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8장

박정우의 눈동자가 갈 길을 잃었다. 신서찬의 얼굴은 끝도 없이 일그러 졌다. 이대로 내버려 뒀다간 가짜 소문도 진짜도 될 판이다. 어떻게든 가현이한테서 남자로써의 존엄을 되찾아 와야 할텐데! “좋은 방법 없어?”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유서원 쪽에서 가현이를 내 말 잘 듣는 참한 와이프가 바꿔놓으래. 안 그러면 이 결혼 다시 생각해 볼거라고. 내가 어떻게 하면 가현이 앞에서 위신이 설지 너도 좀 생각해 봐.” 박정우가 입을 꾹 다물었다. 불같은 아가씨를 참하게 바꾼다고? 이거야말로 가능성 제로인 미션 아닌가? 그래도 신서찬의 진지한 표정에 같이 발을 구르며 고민하던 박정우가 이내 소리쳤다. “생각 났습니다! 보스 잠시만요!” 후다닥 달려나갔던 박정우가 다시 돌아와 나무로 된 두꺼운 회초리 하나를 신서찬의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 “반드시 잘 감독하고 가르쳐야죠. 그러기 위해선 위신을 세울수 있는 규칙들과 눈에 보이는 도구가 있어야 하고요!” 신서찬이 어두운 표정으로 손바닥에 놓은 회초리를 내려다 봤다. 자기 새끼 손가락보다도 두꺼운데 엄청 아프겠지? 자칫했다가 가현이 작은 손에 상처라도 내면...... 아니, 그보다 놀라서 도망 가면? “지금 나보고 이걸로 때려서 내 위신을 살리라는 거야?” “진짜로 때리시라는게 아니잖아요. 그냥 꺼내서 겁만 주시는 겁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세보이는 남자들 좋아하잖아요? 마침 아가씨가 그런 부류라면요?” 마침 어제 거실에서 이름 한번 불렀다고 놀라서 울긴 했었는데. 어쩌면 진짜 그런 모습엔 약할지도? 박정우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일단 시도는 해봐야죠, 그때 가서 상황 봐가면서 아니다 싶으면 얼른 잘못 인정하시면 되지 않을까요?” 그래, 오늘 퇴근해서 돌아가면 기회 엿봐서 시도해 보는거야! ...... 퇴근 시간 임박. 유가현은 데리러 온다는 신서찬을 기다리기 위해 벌써부터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친히 제작한 선물까지 도착했으니 오늘 서프라이즈 제대로 해줘야지! 이때, 서미미가 다급히 문을 두드리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