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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장

정가현은 변서준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고 그녀의 의도를 알 수 없는 변서준은 난감한 듯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 “그날 당신이 나 도와줬기 때문에 이 정도로 지나가는 거야. 그게 아니라면 난 이 증거들 바로 경찰서에 넘겨 저 두 사람에게 구치소 생활을 선물하려고 했어.” 그녀는 정리한 서류를 꺼내 힐끗 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 증거는 나도 보험으로 가지고 있어야겠어. 나중에 또 나 해치려고 한다면 그때 다시 꺼낼 수 있게.” 정가현의 간사한 미소에 변서준도 입꼬리를 올렸다. 지금의 그녀는 마치 여우처럼 교활하고 독하다. 그녀는 변서준의 미소의 의미를 알 수 없어 순간 안색이 싸늘해졌다. “두 사람 잘 지켜야 할 거야. 다시 나 건드리면 그땐 서준 씨도 같이 계산할게.” 말을 끝낸 그녀는 경호원들을 데리고 떠나갔다. 정가현이 떠난 후, 변서준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바닥을 밟으며 변서아의 방으로 들어갔다. 미리 도착한 의사가 변서아의 상태를 관찰하고 있었다. 이민주도 안정을 찾고 변서아의 침대 옆에 앉아 작은 소리로 흐느꼈다. 변서준이 들어오자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들의 옷깃을 잡고 변서아의 무릎을 가리켰다. 그녀의 무릎은 잔뜩 부은 채 멍이 들어 청자색으로 변해있었다. “서아 좀 봐. 넌 오빠가 돼서 안쓰럽지도 않아? 내가 서아를 얼마나 귀하게 키웠는데! 그 물건이 우리 서아를 저렇게 만들었는데 오빠인 네가 이대로 지나간다면 서아 화병으로 죽어! 너 정말 네 동생 죽는 꼴 보고 싶어?” 이민주는 쉴 새 없이 울면서 나불거렸다. 아들이 자기를 이대로 두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정가현의 폭주에 제대로 혼쭐이 난 이민주는 반드시 배로 돌려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이 분노를 삼킬 수 없다. 변서준은 입술을 오므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단지 시퍼렇게 부어오른 변서아의 무릎을 빤히 쳐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들어오기 전 변서준은 메이드에게서 정가현이 보석을 훔쳤던 사건이 알고 보니 이민주의 음모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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