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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장

익숙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변서준은 1년의 고용 기간이 끝남과 동시에 영원히 정가현의 세상에서 사라지는걸 약속한다.” 침대 끄트머리에 걸쳐있던 정가현이 힘없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1년도 채 안 됐는데 변서준은 그렇게 별안간 사라져 버렸다. 잘 가라는 말 한 마디 남기지 못했는데. 그날 밤은 유난히도 힘겹고 길었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새며 무기력하게 창 밖을 바라보는 정가현의 눈은 밤새 흘린 눈물 때문에 퉁퉁 부어있었다. 똑똑. 노크소리에 눈물을 닦아내며 침착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 유시호가 말을 전했다. “아가씨, 정우 형님이 유골함을 본가에 전달했답니다. 선생님 장례식은 11월 4일로 정해졌습니다.” 11월 4일? 겨우 3일 밖에 안 남았는데 벌써? ...... 변서준의 장례식은 유한진과 박정우의 도움으로 진행됐다. 동생인 가현이를 위해 한 몸 바친 변서준이었기에 마음 한 켠이 싱숭생숭했던 유한진은 동생이 죄책감에 빠지는걸 못 봐주겠던지 부고 소식을 그 어느 언론사에도 알리지 않았고 내막을 아는 여러 명문가들 역시 쉽사리 입 밖에 꺼낼 엄두는 내지 못했다. 3일 내내 부성의 날씨는 엉망 그 자체였다. 먹장구름이 온 하늘을 뒤덮은채 걷기만 해도 얼어죽을 정도였고 발인 당일엔 천둥번개까지 치며 살벌한 빗줄기를 퍼부어댔다. 여러개로 겹쳐진 검은색 우산이 묘지 앞을 둘러쌌다. 발인을 함께한 사람은 결코 많지 않았다. 변씨 가문의 여러 친인척들과 사업으로 친분이 두터운 협력사 파트너들만 모인 꽤나 조촐한 발인식이었다. 이민주는 유골함을 안은채 거의 눈물이 말라 비틀어질 정도로 통곡했고 발인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드러누울 정도로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변서아 역시 믿기 싫은듯 통곡하며 연신 오빠를 불러댔다. 검은색 치마를 입은 정가현은 수척한 얼굴로 묘지 밖에 있는 나무 아래 서서는 빨가면서도 여전히 침착한 눈으로 안쪽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보디가드들은 애도를 표하러 안으로 들어가 있었고 정가현은 빗줄기를 그대로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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