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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장

멀리서 변서준을 바라보던 윤태진은 기분이 불쾌해졌다. 정가현 때문에 유한진과 대립하다니? 아무리 봐도 변서준은 정가현을 신경 쓰고 있었다. 이건 모지영에게 불공평한 일이다. 그렇게 착한 여자를, 어르신 때문에 해외로 쫓겨 온갖 고생을 했던 여자를...... 변서준은 분명 모지영과 결혼해 그녀에게 행복을 주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렇게 냉대하다니. 곰곰이 생각하던 윤태진은 도무지 마음이 내키지 않아 모지영에게 몰라 문자를 보내 오늘 상황을 설명했다. 윤태진은 모지영이 이 문자를 보고 다시 변서준의 마음을 되찾을 수 있길 바랐다. “태진아, 가자.” 변서준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높은 소리로 명령한 뒤 차에 올라 윤태진이 운전하길 기다렸다. 윤태진은 마음을 가다듬고 다급히 운전석에 올라탔다. ...... 정가현은 길을 잃었다. 빌어먹을 내비게이션은 웬일인지 계속 신호가 잡히지 않았고 마침 그녀는 부성시에서 가장 복잡한 다방향 교차로를 달리다가 네이게이션 때문에 이상한 길로 들어섰다. 그녀는 이미 이 코스를 두 바퀴나 달렸다. 무의식중에 백미러로 뒤를 쳐다봤는데 왠지 익숙한 차량이 눈에 들어왔다. 이 차...... 아까부터 내 뒤에 있었는데? 차 번호를 확인한 그녀는 화가 치밀었다. 변서준 차잖아! 빌어먹을, 대체 뭐 하자는 거야! 그녀는 당장이라도 차에서 내려 남자를 호되게 때려준 뒤 더는 볼 수 없는 달나라로 날려주고 싶었다. 물론 상상만 했을 뿐이다. 아까 주차장에서 정가현은 이미 상대의 실력을 살짝 맛보았고 자기가 당할 수 없는 레벨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 이길 수 없다면 튀자! 그녀는 속도를 높여 좀 더 복잡한 도로를 찾아 변서준의 차를 따돌리려고 했다. 뒤차에서 윤태진이 물었다. “회장님, 우리 애들이 이미 정가현 씨의 내비게이션 신호를 흐트러뜨렸어요. 그리고 지금은 아마 우리를 발견하고 따돌리려는 듯싶어요.’ 변서준은 앞에 있는 산타라를 죽일 듯이 노려보더니 마음속에 무명의 불길이 치솟았다. 운전 아주 살벌하게 하네. 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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