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1장

유한진한테 맞았으면 자기가 싸다는 건가? 그녀의 마음속에 유한진은 그렇게나 소중한 존재인가? 변서준 매우 불쾌해했다. 상당히 불쾌했다! 가능하다면, 그는 유한진을 마대에 씌우고 포장해서 내일이라도 당장 펭귄의 먹이로, 남극으로 던져 보내버리고 싶었다. 침대 위에서 등을 돌리고 누우면서 분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을 본 정가현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갔다. 하지만 그의 등 뒤에 있는 상처는 정말로 눈에 거슬렸다. "시우, 네가 약을 발라줘.” 갑자기 불러서 당황한 유시우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네? 제가요?" 정가현은 그를 응시했다. "아니면 설마 나더러 직접 하라고? " "네 알겠습니다." 시우는 고된 표정을 지었다. 이 도의 없는 개자식, 방금 만해도 셋째 도련님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했는데 그에게 독약을 발라도 될까? 마음은 내키지 않았지만, 아가씨가 지켜보고 있으니, 그는 어쩔 수 없이 응급키트를 가지러 갔다. 일 처리가 거의 끝나자, 정가현은 뒤돌아서 가려고 할 때, 갑자기 뒤에서 한 쌍의 넓고 두툼한 손이 그의 손목을 잡았다. "정가현, 나랑 얘기 좀 하자......” 변서준은 이미 방향을 바꿔 머리를 들지 않은 채 누워 있었고 이불속에서의 목소리는 탁하고 무거웠으며 긴 속눈썹은 가볍게 떨리는 데다가 창백한 얼굴을 더해 무척 '가냘픈' 모습이었다. 정가현은 그를 매몰차게 힐끗 쳐다보았다. "내 시간이 너무 소중해서 너랑 얘기할 시간 없어. 손 놔!" 그녀는 일부러'랑' 자를 강조해서 그의 현재 신분을 강조하고자 했다. 변서준은 움직이지도 않았고 손을 놓지도 않았다. "가현아, 나 오후에 혼자서 6시간이나 버텨왔어. 정말 아파. 거실 바닥의 대리석은 너무 차가워서 온몸이 굳어버린 데로 누워있었어. 내가 벌받은 것 봐서라도 잠깐 얘기 좀 하자......" 그의 목소리는 깃털처럼 가벼웠고, 마치 다친 어린 동물처럼 안식을 구하는 듯싶었다. 혼자서 거실 바닥에 6시간이나 누워있었다고? 정가현은 눈을 찡그리며 옆에 서 있는 유시빈을 힐끗 쳐다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