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예를 들면 도발, 자랑, 과시와 같은 감정들이 뒤섞였고 그는 결국 심민아를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귀를 막고 있던 심민아는 의아한 표정으로 눈을 뜨고 박진호를 바라보았다. “왜 그래?” “바람이 차가워.” 박진호는 그녀의 귓가에 나직이 속삭였고 고개를 숙이며 다시 그녀의 목에 입을 맞췄다. 심민아는 그 키스에 깊이 빠져들어 배의 흔들림조차 느끼지 못했다. 그녀가 더는 버틸 수 없을 때 박진호는 갑자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배가 도착했어.” 다시 도망치는 박진호를 보며 심민아는 이를 악물었다. 애써 낚아 올린 고기를 눈앞에서 놓친 기분이었다. 박씨 가문으로 돌아가는 길 박진호는 육해인에게서 불평 섞인 메시지를 받았다. [진호야, 너희 와이프에 관한 소문 하나 알려줄게.] [?] [네 아내가 오늘 내 호정 별장을 불태웠어. 하지만 덕분에 엄청난 보상금을 받았지. 누가 대신 보상해 줬는지 맞춰봐. 바로 주식의 신이야. 이제 너한테 경쟁 상대가 하나 더 생겼어.] 메시지를 본 박진호는 눈살을 찌푸렸다. 시선은 몇 번이고 ‘너희 와이프’라는 단어에 머물렀고 어쩐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심민아는 그를 속이지 않았다. 그 불은 정말 그녀가 지른 것이었다. 그는 육해인에게 답장을 보냈다. [그 돈은 돌려줘. 내가 한동욱을 통해 보내도록 할게.] 곧이어 육해인의 답장이 도착했다. [진호, 넌 정말 사랑에 미쳤구나.] 박진호가 답했다. [와이프 스스로 책임지게 하는 걸 겁쟁이라고 하지.] 육해인은 혼란스러웠다. [스스로 책임을 진다고? 그런데 너 와이프 뒤에는 주식의 신이... 잠깐만. 설마 주식의 신이 심민아 씨야?] 박진호는 휴대폰을 무음 모드로 전환한 뒤 육해인의 문자 폭탄을 차단했다. 집에 도착하자 향긋한 향이 감도는 부드러운 딸이 그녀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엄마, 수연이는 엄마를 12시간 38분 55초 동안 못 봤어.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어.” 심민아의 마음은 딸의 달콤한 말에 녹아내렸다. “엄마도 수연이가 너무 보고 싶었어. 오늘 밤에 엄마가 수연이랑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