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하지만, 그날 밤.
딸이 잠든 줄 알고 아버지는 조용히 다가와 담요를 덮어 주며 말했다.
“민아야. 아무것도 못 해도 괜찮아. 넌 아빠가 번 돈만 쓰면서 행복하게 살면 돼. 나중에 잘 생기고 유능한 남편감 골라 그 사람이 대신 널 지켜주게 할 거야. 너는 그냥 행복하면 돼.”
그 말을 떠올리는 순간, 심민아의 가슴이 찡하게 저렸다.
그렇게 딸바보였던 아버지는 지금은 연락조차 피하고 있다.
‘전화도 안 받고 문자에도 답이 없는 걸 보면 아직도 날 용서하지 않은 걸까.’
그때, 방성훈의 목소리가 추억에 젖은 그녀를 방해했다.
“최근 나에 대한 악재가 너무 많습니다. 심하 그룹의 이미지는 바닥을 쳤고 주가는 폭락했어요. 지금까지 증발한 금액만 무려 2천억이 넘습니다. 혹시 해결책이 있을까요?”
심민아가 미소 지었다.
“물론이죠.”
그녀가 직접 설계한 거대한 함정을 이제 본격적으로 실행할 시간이었다.
태블릿을 꺼낸 그녀는 증권 페이지를 띄웠다.
“지금 심하 그룹의 주가는 이미 바닥을 뚫고 지하를 파고 있어요. 이건 회복 불가능하고 상장폐지 수순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제 제안은 하나예요. 심하 그룹을 포기하세요.”
“말도 안 돼요!”
방성훈이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그토록 공을 들여 손에 넣은 회사를 이렇게 쉽게 놓으라니 그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심민아는 예상한 듯 여유롭게 그를 덫 안으로 이끌었다.
“방성훈 씨. 당신만의 회사를 세우고 싶지 않으세요?”
“뭐라고요?”
그제야 관심이 생긴 듯, 그는 그녀의 태블릿 화면을 들여다봤다.
“여기 보이시죠? 해외의 한 유망 기술주입니다. 상장한 지 일주일밖에 안 됐지만 벌써 세 차례 급등했어요. 제 예측이 맞다면 곧 폭등장을 맞이할 겁니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간단해요. 심하 그룹의 주식을 전량 매도하고 가진 현금을 전부 이 주식에 투자하는 겁니다. 그러면 자본은 불어나고 당신만의 ‘방씨 그룹’을 설립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기죠.”
“그리고 그 주식, 제가 세계 1위 주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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