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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화

여름의 생각이 점점 농후한 상상으로 확장되고 있을 때,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눈에 확 들어왔다. 고개를 들다가 익숙한 사람의 실루엣에 놀라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만 하이힐을 신은 한쪽 발을 삐끗했다. 여름이 휘청하는 순간, 최하준이 손을 뻗어 여름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여름은 어느새 최하준의 품에 폭 안겨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괜찮았을 것이다. 하지만 하필 머릿속으로 최하준이 벗은 모습을 상상하던 찰나였다. 코끝이 최하준의 가슴에 닿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내가 그렇게 놀라게 했습니까?” 최하준이 눈썹을 치켜 뜨며 물었다. “아뇨. 정신줄을 잠시 놓고 있었나 봐요.” 재빨리 품 안에서 벗어나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차에 타십시오.” 최하준이 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았다. 여름은 조수석에 누군가 앉아 있는 걸 보고 뒷좌석에 앉았다. 조금 전 연출했던 민망한 장면 때문에 누구인지 살펴보지도 못했다. “안녕?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해요? 여러 번 빵빵거려도 못 들을 정도로?” 이지훈이 웃는 얼굴로 여름을 살살 놀리고 있었다. “우리 하준이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니죠?” “맞아요. 이 사람 생각하고 있었어요.” ‘어차피 다 들켜버린 거… 에라 모르겠다.’ 여름은 대충 얼버무리고 고개를 팍 숙여버렸다. 앞자리에서 운전하던 최하준은 간질간질한 마음이 들어 눈을 들어 백미러로 여름을 보았다. 푹 숙인 머리카락 틈으로 보이는 빨개진 귀에 왠지 입이 말랐다. 최하준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이지훈이 “와우!”하고 탄성을 내지르며 가슴을 움켜쥐는 시늉을 했다. “괜히 물어봐서 나만 상처받았네요. 그런데 하준이가 까칠하기가 이를 데 없고 성격은 또 얼마나 더럽게요. 대체 이 녀석 어디가 그렇게 좋습니까?” 여름이 내심 박수를 쳤다. ‘지훈 씨 말이 백 번 맞아요.’ 하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작은 소리로 소곤소곤 말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사람의 단점도 다 좋게 보인대요. 다정한 남자는 오히려 더 불안해서요. 저는 하준 씨 그런 점이 더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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