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화
“너무 비싼 걸 질러서 쭌이 당연히 화낼 줄 알았어요. 평소 입고 다니는 걸 보면 수수해 보여서요. 아하하, 오해하지 말아요. 나쁘다는 뜻은 아니니까. 튀지 않고 검소한 모습. 난 쭌의 이런 점이 특히 좋아요.”
여름은 실수하지 않았나 조심스러워 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자존심을 건드린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최하준은 어안이 벙벙했다. 여름은 최하준이 싸구려를 입고 다닌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최하준은 잠시 혼란스러웠다.
“명문가 출신인 줄 알았더니 아무것도 모르는군요?”
‘뭐가 ‘테일러메이드 수제 양복’인지도 모르는 바보야, 난 원래 세상에 한 벌 뿐인 옷만 입는다고.’
여름은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됐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겠죠.”
안됐다는 듯 여름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여름은 혼란스러웠다.
‘내 얼굴은 왜 꼬집고 머리는 또 왜 만지는 거야? 이런 건 애인한테나 하는 행동 아닌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
다음 날, 브라운색 싱글 수트를 입은 최하준을 보고 여름은 기절할 뻔했다.
그동안 최하준이 정장을 입은 모습은 많이 봐 왔지만, 자신이 직접 사다 준 옷을 입은 모습을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뭔가 더 친밀하고, 더 짜릿하고 더 황홀한 느낌이었다.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최하준이 진짜 남편처럼 느껴졌다.
최하준이 힐끗 여름을 쳐다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여름의 얼굴 표정을 보니 왠지 기분이 좋았다.
‘기성복은 별로 내키지 않지만, 저렇게 좋아하니 가끔 입어줘야겠군.’
현관문을 나서면서 갑자기 뭔가 생각 난 듯 최하준이 물었다.
“어제 강여름 씨 옷은 안 샀습니까?”
“안 샀어요. 사랑하는 남편 옷 사려고 나간 거라서.”
여름은 ‘사랑하는 남자의 옷을 직접 구매한 여자’의 행복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야식 먹으러 나갔던 거 아닙니까?”
최하준이 피식 웃으며 뼈 때리는 말을 날렸다.
“아잉~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오~”
여름은 궁색함을 감추기 위해 잔뜩 애교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
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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