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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8화

강여경이 그렇게 악랄한 인간인 줄은 여기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가지. 강여경에게 물어볼 것이 있어.” 차진욱이 신음하며 미간을 있는 대로 찌푸렸다. 평생 누가 자신에게 농간을 부리기는 처음이었다. 강여경이 그저 금전을 탐내는 탐욕스러운 자인 줄 알았는데 강신희에게 약물까지 사용했다니 충격이었다. 이제는 강여경의 가죽이라도 벗기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 전에 무슨 약을 먹였는지 알아야 했다. 강신희는 강여경의 못된 심보를 알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간 딸에게 잘 해주지 못했다는 마음 때문에 계속 잘해주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진짜 딸이었다면 어머니에게 약물을 쓰는 위험한 짓을 과연 할 수 있었을까? ****** 차는 곧 집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서 보니 경찰 인원이 꽤 줄어있었다. “큰일 났습니다.” 집사가 어쩔 줄 모르며 달려왔다. 창백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그게… 강여경이 뛰어내렸습니다.” 차진욱의 몸이 굳어버렸다. 비서가 놀라서 물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살아있습니까?” “죽었습니다.” 집사가 더듬었다. “가둬두라고 하셔서 3층에 가둬두고 문은 잠궜습니다. 그런데 창문으로 뛰어내릴 때 미끄러진 모양입니다. 연못에 머리부터 빠지면서 두개골이 깨졌습니다.” “젠장.” 차진욱은 홧김에 욕지거리를 내뱉더니 바로 걸어갔다. 정원 공터에 경찰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강여경의 시신에 흰 천이 덮여있었다. 차진욱이 오는 것을 보고 경찰들이 길을 열어주었다. 천을 걷어 강여경의 모습을 확인했다. 벌컥 화를 냈다. “잘 보고 있으랬더니 이게 잘 본 건가?” 차진욱의 싸늘한 시선이 경찰들에게로 향했다. 다들 나름 엘리트라고 자부하는 대원들이었지만 차진욱의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에 다들 압도당하고 말았다. 한 명이 앞으로 나섰다. “죄, 죄송합니다. 창문도 봉쇄하려고 했지만 창문을 막을만한 널빤지가 없어서 내일쯤 막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창으로 달리 통하는 길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창문 아래서는 저희 인원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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