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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1화

양유진은 움찔했다. ‘킬러 일은 추동현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데. 그렇다면 이 자는….’ “무슨 소린지…. 난 처음부터 여름 씨를 사랑해 왔소. 내가 당신 협박에 넘어갈 것 같아?” 상대가 갑자기 저음으로 웃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초지일관 그런 변함없는 사랑을 했을지 몰라도 소위 당신의 사랑이란 건 실은 계산이었소.” 양유진은 몸이 부르르 떨렸다. ‘이놈은 대체 누구야? 어째서 나의 비밀을 모두 다 알고 있는 거지? 아무도 모르는 사실인데.’ “강여름을 건드리지 말라면 건드리지 마시오. 했다가는 다음에는 시체로 발견될 테니까. 못 믿겠다면 도전해 보시던지.” 보조석의 가면 쓴 남자가 문을 열었다. 곧 번호판이 없는 검은 차가 다가왔다. 양유진의 옆에 있던 남자고 그와 함께 떠났다. 두 사람은 차에 타더니 먼지를 휘날리며 가 버렸다. 가죽 시트 위에서 양유진의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온화했던 얼굴에 살기와 당황한 기색이 떠올랐다. ‘대체 어디서 온 놈인데 니아 만의 킬러 일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거지?’ “회…회장님.” 기사가 덜덜 떨며 돌아보았다. “대체 어디서 온 놈인지 찾아내.” 양유진이 매섭게 명령을 내렸다. “알겠습니다. 일단 집으로 돌아갈까요?” 기사가 물었다. “됐어. 그냥 클럽으로 가자.” 양유진은 짜증이 났다. 원래는 집에 가려고 했으니 지금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그 사람이 한 말을 대충 넘길 수가 없었다. 상대가 자신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함부로 도박을 할 수는 없다. 다만… 기분이 좋지 않았다. 너무 안 좋았다. 강여름을 가지고 싶었다. 이미 그 욕망은 너무 오래된 것이었다. 클럽에 도착하자 양유진은 술을 벌컥벌컥 원샷으로 넘겨 버렸다. 룸의 문이 열렸지만 쳐다보지도 않았다. 잠시 후 손가락 하나가 등 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치우지 못…” 확 눈을 들어보니 백지안의 교태로운 얼굴이 보였다. 메이크업을 정성스럽게 한 얼굴에 하얀 롱 드레스를 입은 모습은 더없이 청순해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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