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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0화

# “그래, 지안아.” 백윤택이 큰 소리로 끼어들었다. “어제 사고가 나고 나서 최 회장이 여기서 꼼짝도 안 하고 너만 보고 있었다니까. 너한테 무슨 일이 생겼다가는 최 회장도 큰일났을 거라고.” 그 말을 듣고 하준이 인상을 썼지만 백지안의 눈에서 반짝이는 희망을 보고는 뭔가를 말하려다가 그만 삼키고 말았다. “정말?” 백지안이 기대에 차서 하준을 바라보았다. “준, 정말 날 버리지 않아? 내가 더럽다고 생각…” “그런 소리 마.” 하준이 말을 끊었다.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무슨 일이 생기기 전에 우리가 도착했으니까. “왜 나한테는 이런 일만 생기는 걸까?” 백지안이 절망스러운 얼굴을 했다. “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데. 너무 무서웠어. 흑흑…” 백지안이 갑자기 머리를 감싸 쥐고 울었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마” 하준이 백지안의 손을 잡자 지안은 하준의 품으로 뛰어들어 바들바들 떨리는 얼굴을 하준의 몸에 바짝 붙였다. “준, 왜 날 구했어? 난 이제 너무 지쳐서 그만 살고 싶었는데. 어제 일로 예전에 당했던 일이 생각나서 너무 힘들어. 내 곁에는 이제 아무도 없어. 제발 날 떠나지 마.” “…그래. 내가 여기 있을 거야.” 하준은 어쩔 수 없이 백지안을 달랬다. 백지안은 하준이 품에 한동안 안겨있더니 겨우 안정을 찾은 듯 보였다. 백윤택이 갑자기 물었다. “그런데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그놈은 왜 널 잡아 간 거야?” “나도 모르겠어. 기분이 안 좋아서 쇼핑이라도 할까 하고 나갔는데 주차장에서 뭔가에 맞고 쓰러졌어. 깨어나 보니까 동굴이었는데 그 사람이… 그 사람이… 내 몸 사진을 찍어 온라인에 뿌리겠다고….” 백지안은 울먹이며 말을 이었다. “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데 나한테 왜 그랬을까?” “정말 너무 하구먼.” 백윤택이 벌컥 화를 냈다. “어제 송 대표가 그러는데 그놈이 강여름의 수하라며? 우리 지안이 대신 제대로 복수해 줘.” “가, 강여름이 시킨 짓이야?” 백지안이 공포에 질린 얼굴을 했다. “나한테 왜 그러는데? 하준이도 빼앗아 갔으면서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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