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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7화

‘그래, 지안이가 외국에서 보낸 몇 년 사이의 일은 내가 거의 모르지. 그동안 지안이가 그 이전의 지안이랑 달라졌을지도 모르잖아? 어머니는 30년이 되도록 추동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는데 난 지안이랑 이제 겨우 20년 된 거잖아?’ “하준아, 넌 보통 사람이 아니잖니? 넌 FTT의 최고 결정권자다. 재계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야. 네 결혼은 사람들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미 한 번 이혼을 했는데 또 이혼하는 일이 생긴다면 별로 좋을 일이 없을 거다.” 최란은 일어서며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스스로 잘 생각해 보렴.” 그러더니 최란은 자리를 떴다. 하준은 그대로 오래도록 앉아 있었다. 한참이 지난 후에 똑똑 하고 조그맣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곧 여울이의 작은 얼굴이 쏙 하고 나타났다. “들어가도 돼요?” 꼬맹이의 조심스럽고도 귀여운 얼굴을 보니 아무리 기분이 안 좋았던 하준이라도 심장이 녹아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은 유치원 안 갔니?” 하준은 여울이 원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할머니가 큰아빠 기분이 안 좋으니까 오늘은 큰아빠랑 놀아주래요.” 여울이 고개를 갸웃하고는 말했다. 하준은 갑자기 마음이 따스해졌다. 최란이 이렇게 아들을 생각해 준 적이 있었나 싶었다. “이거 선물이에요.” 여울이 쪼르르 다가오더니 뒤뚱뒤뚱 하준의 무릎으로 기어올라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 초콜릿이 놓여 있었다. “난 기분이 안 좋으면 초콜릿 먹어요.” 여울을 보고 있으니 빙그레 웃음이 지어졌다. 꼬맹이는 초콜릿을 까서 하준의 입에 넣어주었다. 하준은 달달한 것을 거의 먹지 않았지만 지금은 입에 들어온 초콜릿이 너무나 달콤하고 좋았다. “이제 기분 좋아졌죠?” 여울이 고개를 들고 반짝이는 눈을 하고 물었다. “그러네. 고맙다.” 여울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으잉? 근데 큰아빠 오늘은 냄새난다.” 여울이 갑자기 코를 잡았다. 하준의 몸이 굳어졌다. 며칠 동안 매일 밤샘 작업을 하면서 잠도 안 잤지만 씻지도 않았더 ㄴ것이다. “일이 바빠서… 며칠 씻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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