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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1화

‘말도 안 돼.’ 하준의 표정이 무거웠다. “강여름, 내가 사랑한 사람은 언제나 백지안 하나뿐이었어. 그 사실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여름이 휘청했다. ‘이렇게 말 한마디로 우리가 지나온 모든 날을 부정해 버리다니, 내가 뭐가 돼?’ “전에 해변 별장에서 나에게 했던 말은 뭐예요? 다 거짓말이었어? 평생토록 나 하나만 사랑하겠다면서?” 여름은 목놓아 울었다. “어떻게 이렇게 사람이 갑자기 변할 수가 있어? 당신은 이상하지도 않아?” “그만 해. 내 마음은 내가 잘 알아.” 여름의 시선을 피하면서 하준은 짜증스러웠다. “애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당신이랑 헤어졌어?” 여름은 숨도 쉬기 힘들었다. 짜작짜작하면서 심장이 얼어붙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렇구나. 그래서 그동안 내가 하는 짓을 다 참아주고 있었나? 이젠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건가?’ 그러나 하준은 여름을 신경도 쓰지 않고 계속 잔인한 말을 내뱉었다. “출산하고 나면 바로 이혼하자고. 걱정하지 마. 평생 쓰고 남도록 위자료는 넉넉히 준비할 테니까. 오늘부터 지안이 찾아가서 괴롭히는 짓은 하지 마. 후회하게 될 거야.” 송곳처럼 날카로운 시선에 마디마디 말이 심장을 찔러왔다. 여름은 온몸에 피가 다 얼어붙어 버렸다. “최하준, 나쁜 놈. 정말이지 나쁜 놈이야.” 여름은 결국 울음을 터트리며 테이블의 컵을 집어 던졌다. 하준은 얼른 컵을 피하면서 이성을 잃고 미쳐 날뛰는 여름을 쳐다봤다. 서서히 분노가 치밀었다. 전화기를 들고 내선 번호를 눌렀다. “경비 들어오라고 해. 끌어내.” “회장님….” 이진숙이 당황했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 “누가 고용주인지 잘 생각하시죠.” 하준이 싸늘하게 경고했다. “됐어요. 이혼하고 싶다면 마음대로 해요. 하지만 내 아이는 누구에게도 못 줘. 백지안이 내 아이들의 새엄마가 되는 꼴은 더 못 봐.” 여름은 미친 듯이 소리 지르더니 처참한 모습으로 나갔다. 하준은 여름과 싸우고 나자 머리가 아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혁이 노크하고 들어왔다. “지난번에 회장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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