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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화

숯 타는 소리만 지글지글 들릴 뿐 주위는 조용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하준이 겉옷을 잡더니 여름의 허리에 팔을 감았다. “다 먹었다. 이제 그만 방으로 갈까?” “난 집으로 갈게요.” 여름이 냉랭하게 답했다. 송영식은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다. “내일 아침에 바다 낚시하러 가기로 했잖아? 여름 씨는 차 실장더러 데려다 주라고 하자. 우리도 서로 시간 안 맞아서 오랜만에 만나서 노는데.” “편한 대로 하세요.” 여름은 하준의 손을 떨치고 그대로 가버렸다. “낚시는 그만 두지.” 하준은 성큼성큼 여름을 따라갔다. 지다빈도 급히 물건을 챙겨서 쫓아갔다. 짜증이 난 송영식은 애꿎은 정자 기둥을 걷어찼다. ****** 돌아가는 길. 여름과 하준은 뒷좌석에 앉고 상혁이 운전했다. 지다빈은 조수석에 앉았다. 한참을 가다가 지다빈이 조심스럽게 앞에서 떡을 건넸다. “저기, 두 분 저녁도 안 드셨잖아요? 제가 떡을 좀 가져왔거든요. 허기라도 달래세요.” 여름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저 지다빈을 빤히 쳐다볼 뿐이었다. 지다빈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하준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떡을 받아 여름에게 들이밀었다. “아직 1시간은 더 가야 돼. 좀 먹어요.” “생각없어요.” 여름은 고개를 숙이고 휴대전화를 들여다 볼 뿐이었다. 해변 별장에 도착할 때까지 분위기는 사뭇 긴장되어 있었다. 차에서 내리는 지다빈은 눈시울을 붉힌 채였다. 여름이 고개를 갸우뚱 하고 지다빈을 쳐다봤다. “왜 또 이러실까? 오는 동안 나는 지다빈 씨에게 아무 짓도 안 한 것 같은데.” “그게….” 지다빈은 어쩔 줄 몰라 했다.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것이 금방이라도 뚝 떨어질 것 같았다. “죄송합니다.” “뭐가 또 죄송하죠?” 여름이 담담하게 물었다. “제발 툭하면 내 앞에서 가련한 척 하지 마세요. 사람들이 보면 내가 지다빈 씨 괴롭히는 줄 알겠어.” 하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자기야….” “그냥 매 생각을 말한 거예요.” 여름은 하준을 한 번 쳐다보더니 그대로 들어가 버렸다. 지다빈이 입술을 깨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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