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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화

성공은 좋은 인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이런 악연이 없었다. 송영식은 여름의 얼굴을 보더니 입을 다물었다. 사실 예전에는 여름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좀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네가 진짜 내 친구라면 결혼선물이나 생각해 놔. 강여름이랑 한 달에 한 번씩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 결혼을 할 테니까.” 하준은 진지한 눈으로 여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떤 모습이든 강여름을 향한 내 사랑은 변함없다는 걸 온 세상에 보여줄 거야.” 여름이 고개를 번쩍 쳐 들었다. 놀란 눈이 하준의 시선과 마주쳤다. ‘대체 무슨 생각이야? 피곤하지도… 않나?’ “난 됐어요.” 여름은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 “온 세상이 이렇게 징그러운 내 얼굴을 보길 바라는 거예요?" 하준의 얼굴이 굳어졌다. 여름이 한 자 한 자 힘주어 말했다. “당신이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란 적도 없어요. 다 공허한 거라고요, 알겠어요?” 여름의 말이 날카로운 비수처럼 하준의 심장을 찔렀다. 하준은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저 여름에게 너무 많은 빚을 졌으니 평생을 곁에 두고 온 생명을 다해 지켜주고 싶을 뿐이었다. ****** 여름은 내내 병원에서 요양했다. 하준은 매일 밤 여름의 병상 옆을 지켰다. 하준이 여름을 구하려고 본가를 덮쳤었다는 뉴스가 다 퍼져나갔다. 서울이 들썩이며 먹구름이 끼었다. 그 암울한 분위기 사이로 달콤한 소식이 들려왔다. 벨레스의 외동딸 서유인과 추신그룹의 추동호가 다음 주 토요일에 약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이었다. 장춘자가 중매했다고 한다. 여름은 병실에서 쉬고 있다가 그 뉴스를 듣고 너무나 놀랐다. 추신그룹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있었다. 20여 년 전에 추신그룹은 그저 평범한 기업이었는데 추동현이 최란과 결혼하고 나서 최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곧 거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이제 최양하는 FTT와 최씨 집안의 후계자가 되었고 추신그룹이 최양하의 친가이니 추신그룹은 이제 FTT를 잇는 2대 기업이 될 것이다. ‘어쩐지 서유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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