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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화

여름은 약간 놀랐다. 아버지가 달리 보였다. “그런 거, 귀찮지… 않으시겠어요?” “그쯤 별일 아니다.” 서경주는 여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혹시나 결혼을 물리게 되더라도 그 사람한테 빚지는 기분은 남지 않을 테니.” “아버지….” 정말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이 단어가 튀어나왔다. 서경주가 매우 기뻐했다. “한 번 더 불러주겠니?” 여름은 난처함에 얼굴을 푹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서경주가 웃었다. “나도 뜨겁게 사랑해 보았단다. 네 엄마랑 잠깐이라도 떨어지게 되면 정말이지 정신을 잃을 정도로 힘들었어. 그런데 너희들은… 그 사람이 널 좋아하는 건 분명히 느껴지는데, 너는… 아까보다 지금이 훨씬 편해 보이는구나.” 여름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아버지라는 사람은 나를 이렇게 세심하게 관찰할 정도로 관심을 두는구나.’ 강태환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너무나도 좋은 분이었다. 이번에 동성에 가면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한 아버지의 정을 느껴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 도착 후 서경주는 바로 여름을 데리고 서명산에 있는 집으로 데리고 갔다. 서명산 위에는 큰 정원을 갖춘 저택이 많이 있었다. 크건 작건 모두 진정 파워있는 집안이나 전국에서 손꼽는 재벌들이 사는 곳이었다. 여름이 뭔가에 이렇게 관심을 가지는 것을 처음 봐서 서경주는 아는 대로 설명을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저기가 최하준의 본가란다.” 'FTT라….' 여름의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최하준과 다시는 부딪힐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었다. 그 사람과 이렇게 가까운 곳에 살게 될 날이 있을 줄은! ‘최하준도 저 집에 사는 걸까? 그 사람은 저 집안에서 어떤 위치일까? 우리가 만나게 될까? 관두자, 그만 생각해. 이미 다 지난 일이야.’ 집에 도착해 차가 멈추자 현관에서 단아하고 우아한 용모의 부인이 나왔다. “왔어요, 여보? 얘가 강여름이군요. 이렇게 예쁠 줄 몰랐네요.” “이쪽은 내 와이프다. “ 서경주가 온화하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여름은 약간 의외였다. 위자영이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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