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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화

위로 올라간 윤서는 너무 화가 나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여름이 부축해주었다. “윤서야, 미안해. 진작 알았으면 그렇게 말 안 했을 텐데.” “나도 늘 하고 싶었던 말이었어.” 윤서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넌 딱 두 번 보고도 이상하다고 알아차렸는데 말이지. 생각해 보면 신아영 만난 횟수가 우리 데이트 횟수랑 비슷할 거야.” 여름은 너무나 놀랐다. 해외에서 유학했던 터라 친구의 상황을 잘 몰랐다. 윤서가 씁쓸하게 말했다. “내가 상원 오빠랑 데이트할 때면, 열에 일곱 번은 아영이를 데리고 나왔어. 심지어 영화 볼 때도 같이 갔고. 나머지 세 번도 그중 두 번은 신아영 전화 받고 먼저 자리를 떴다고. “ “왜 진작 말 안 했어?” 여름은 안타깝기도 하고 화나기도 했다. “진작 알았음 방금 그렇게 예의 안 차리고 바로 욕을 퍼부었지.” “너랑 상원 오빠가 등지고 싸우게 되는 건 원치 않았어.” “나 정말 그 사람 좋아하거든, 처음에도 내가 오래 쫓아다녔고. 집에도 얘기했어. 올해 설에 부모님께 인사시킨 것도 정말 결혼할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야.” “잘 생각했으면 좋겠어. 늘 다른 사람 옆을 붙어 있는 남자를 믿을 수 있겠어? 그 아영이란 애 한 눈에 봐도 보통내기가 아니던데. 상원 오빠더러 분명히 하라 그래. 여친인지 아니면 신아영인지.” 여름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참고 있었다. “늘 저렇게 신아영 바라기 하고 있으면 나중에 어찌어찌 결혼하더라도 조만간 이혼하게 될 거라구.” 윤서는 멍하니 한참을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쓸데없는 생각은 마. 기분 안 좋으면 몇 잔 더 마시고 내가 바래다줄게.” 여름은 윤서를 데리고 룸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시끌벅적한 룸 안에 남녀 여럿이 있었다. 여름이 아는 사람은 이지훈, 주대성, 그리고 구석에 앉아 있는… 최하준 뿐이었다. 히터가 켜져 있어서 그는 흰색 와이셔츠만을 입고 있었다. 왼손엔 술잔을 쥔 그의 모습에서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넘쳤다. 그는 늘 그렇게 눈에 띄었다. 아무리 많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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