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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8화

송영식은 은근히 기뻤다. “그건 뜻밖이네.” “다 신아영이 너무나 가식적이 탓이지. 난 그렇게 표리부동한 인간이 제일 싫었어.” 송근영이 담담히 답했다. 임윤서는 문득 송근영이 하는 ‘네가 하는 쇼에는 반드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말이 장난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송영식이 송근영을 잔뜩 추켜세웠다. “누나 말이 맞아. 신아영은 정말 완전히 가식덩어리더라. 툭하면 질질 우는 걸로 우리가 자기를 괴롭히는 것처럼 만들어서 문제를 회피하고.” “그걸 다 아는 사람이 왜 백지안 때는 그걸 알아 채지 못 했을까, 그래?” 송근영이 문득 물었다. 송영식은 말문이 막혔다. 임윤서가 말했다. “누군가를 너무나 사랑하고 아끼게 되면 상대가 하는 말은 다 맞는 것 같고, 뭘 해도 마음이 짠하고 그렇죠. 우리처럼 옆에서 보는 사람이야 신아영이 가식적인 게 빤히 보여도 윤상원의 눈에는 자기를 위해서 모든 걸 희생하는 사람으로 보일 거예요. 그렇지만… 신아영을 사랑하는 윤상원의 마음만은 진심일 거예요.” “그래.” 송근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난 그런 사람이 너무 싫어. 누군가를 좋아하는 게 누군가를 해치는 일이 되어서는 안 돼.” 임윤서가 놀란 얼굴을 했다. 자기가 했던 말을 송근영이 똑같이 했기 때문이다. 전에는 송근영이 냉혈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은 그렇게 차갑고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 본가에 도착한 뒤. 윤서는 한바탕 야단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전유미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오더니 윤서의 얼굴을 매만졌다. 목이 메는 듯했다. “세상에, 얼마나 아팠니?” 전유미가 한숨을 쉬었다. “그게….” 윤서가 입을 열었다. 가슴에서 따스한 기운이 올라왔다. 사실 송태구의 수양딸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송씨 집안에 대해서 그렇게 진한 정이 느껴지고 그런 것은 아니었다. 지금 자신에게 잘해주는 것은 배속의 아이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다. 아무 말 말거라. 근영이한테 들었다. 다 그 쪽 녀석이 너무 했더구나.” 전유미가 흥분해서 송근영에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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