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2화
여름은 슬슬 귀에서 피가 날 지경이었다.
“아버지, 모르시겠어요? 제가 무슨 소리를 하든 기자들은 믿지 않아요. 그러니 뭐 숨기고 감출 필요도 없어요.”
“뭐라고…?”
서경주는 말문이 막혔다.
“그렇다고 카메라 앞에서 그렇게 대놓고 입을 맞출 필요가 있었니? 세상에 남자가 없어서 너에게 그렇게 상처를 주었던 녀석하고….”
하준이 상처받은 얼굴을 하더니 부루퉁했다.
“아버님….”
“그 입 다물게. 누가 자네 아버지야? 자네 같은 사위 둔 적도 없고 아들도 둔 적 없네.”
서경주가 노기충전해서 소리 질렀다.
서경주가 너무 길길이 뛰니 하준이 말을 바꿨다.
“전에는 무조건 제가 잘못했으니까 어르신께서 절 나무라시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여름이의 아버지로서 사위 선별이라는 관문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셔서 양유진처럼 여자에게 손 대는 녀석에게 여름이 옆자리를 허락하신 거 아닙니까?”
서경주는 다시 할 말을 잃고 입을 꾹 다물었다.
하준이 하는 말도 틀린 말이 아니니 서경주도 체면이 서지 않았다.
아버지로서 서경주 역시 온통 실수투성이였다.
이렇게 쓰레기 같은 놈인 줄도 모르고 전에는 양유진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지 않았던가.
“여름아, 이 애비가 잘못이다. 정말 미안하구나.”
서경주가 한숨을 쉬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천하에 멀쩡한 녀석이 당최 없다는 걸 알았다. 앞으로는 결혼하라고 하지 않으마. 집으로 들어오너라. 애비가 곁에서 돌봐 줄 테니. 네가 다른 녀석과 결혼한다면 이제는 안심이 되질 않는다. 역시 자기 힘으로 사는 게 제일이지.”
“네, 앞으로 다시는 결혼하지 않고 싶어요.”
여름이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준은 그 말을 듣고 심장이 덜컥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곤란합니다. 이제 예순이 다되셨는데 계속 여름이 곁을 지켜주실 수도 없을 텐데요. 언젠가는 여름이보다 먼저 떠나시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여름이는 내 딸이네.”
서경주가 냉랭하게 뱉었다.
“내가 죽으면 여울이랑 하늘이도 다 컸을 테니 아이들이 여름이를 지켜주면 된다.”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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